촛불집회·용산참사·언론장악 등 사회적 갈등 심화시켜
이명박 정부 5년, 경제 분야에서 FTA 체결을 통한 경제영토 확장 및 무역 1조달러 달성, 국가신용등급 향상 등의 성과를 거둔 것과는 달리 사회·문화 분야에서는 갈등과 반목이 반복되어 '불통'과 '밀어붙이기'라는 비판에 직면했던 순간이 많다.
임기 첫해인 2008년. 취임한 지 두 달 만에 직면한 촛불집회를 비롯해 용산참사, 미네르바 구속, 공영방송 낙하산 인사와 언론인 해직, 쌍용차 사태, 역사 왜곡교과서 논란 등 끊이지 않은 사회적 갈등을 야기했다.
2008년 5월 촛불집회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는 성난 민심으로 갓 취임한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의 성격까지 내포했다. 취임초 60%의 지지율은 단숨에 추락하고 말았다.
□ 임기 첫해 '촛불집회'로 최대위기 이후, 강제진압 심해져 = 2008년 4월에 열린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 2003년 미국에서 소해면상뇌증(광우병) 발생 후 수입 금지됐던 것을 수입재개하고 그동안 수입금지 됐던 '뼈와 내장을 포함한 30개월 이상, 대부분의 특정위험부위를 포함한 30개월 미만'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협상이 체결되면서 '광우병 논란'이 일어났다.
서울 청계광장을 시작으로 이후, 광화문과 종로, 시청까지 1만여 명의 시민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전국적인 시위로 확대됐다. 시민들은 "이명박 탄핵"과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며 두 달 간 촛불집회를 이어나갔고, 이 대통령 탄핵 서명운동은 이틀 만에 100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급속히 번지자 그 해 5월 22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부가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후 정부는 6월 1일 새벽 밤새 시위를 하던 시민들에게 장시간 물대포를 쏘고 폭력을 행사하며 공권력으로 시위를 진압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2008년 6월 10일에는 6.10 민주화 항쟁 21주년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100만 촛불 대행진이 계획되자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컨테이너 박스로 바리케이드를 치며 청와대 진출을 원천봉쇄했다.
이후, 시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명박(明博)'과 '산성(山城)'을 합성해 이 컨테이너 바리케이드를 '명박산성(明博山城)'으로 이름 짓고 맹비난했다. 또한,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을 교통위반혐의와 아동학대혐의(유모차 엄마부대)로 기소하는 등 상식에 어긋나는 무리한 법적용을 강행했다.
□ 정권비판에 '아량' 없어…'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 = 취임 첫해 민심이반을 강력하게 맞은 이명박 정부는 이후, 정부에 대한 비판 글을 게재하거나 조롱하는 그림 등을 그린 시민들을 기소했고, 공영방송 수장을 측근으로 내정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네르바' 사건이 대표적이다.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2008년 하반기 리먼 브라더스의 부실과 환율폭등 등 미국 발(發) 금융위기를 예견하는 글을 올려 주목을 받았던 박대성(35)씨가 당시 우리나라의 경제추이와 경제기관들의 정책방향에 대해서도 전망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고, 정부는 경제 위험성을 알리는 박 씨의 글이 '허위'라며 허위사실유포죄로 체포, 구속했다.
이후, 박 씨는 무죄로 석방됐고 허위사실유포죄에 해당 하는 전기통신위반법 47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해, 2010년 위헌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박 씨는 정부의 강압적 긴급체포와 구금, 구속 등으로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아 급속도로 체중이 줄고 심각한 우울증을 앓게 된다. 그는 지난 해 국가를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또한, 2010년 G20 정상회의 포스터에 이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쥐 그림을 그린 한 대학강사는 검찰에 기소되어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 국민생존권·노동권 위협…'파시즘' 비난까지 받은 용산참사와 쌍용차 사태 = '용산참사'와 '쌍용차 사태' 역시 국민의 생존권과 노동권을 위협하는 공권력 행사로 '파시즘'이라는 비난까지 받았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20일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 2가에 위치한 남일당 건물 옥상 망루에 올라 최소한의 보상을 요구하며 점거농성을 벌이던 세입자와 전국철거민연합회(이하 전철련) 회원들, 경찰과 용역 직원들 간의 충돌이 벌어지는 가운데 발생한 화재로 인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 1명이 사망했다. 점거농성을 벌인 세입자와 전철련 회원 30여명을 진압하기 위해 경찰은 3개 중대 300여 명과 테러방어에 나서는 특공대까지 투입시켰다. 철거민들은 옥상 건물 위에 망루(望樓)를 짓고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철거반에 저항했고 경찰은 물대포를 쏘다가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 컨테이너에 경찰특공대를 태워 옥상으로 올려 보냈다. 두 번째 특공대가 진입할 당시 건물에서 불이 났고 가연성 높은 화염병이 있던 옥상 망루에 불길이 번져 망루가 무너지면서 사태가 악화됐다.
사고당시 경찰 진압 과정에서의 폭력 문제와 진압 시 안전 미비, 과잉진압 등이 논란이 됐고, 보상 문제를 둘러싸고 타협점을 찾지 못해 이후 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와 함께 2009년 쌍용차 해고자들의 77일간의 옥쇄파업을 과잉 진압한 것도 논란이 되었다. 자살과 우울증, 급성심근경색 등으로 총 2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문제로 심화됐다. 이 때 경찰은 옥쇄파업자들에 대해 물과 음식 반입을 차단, 단전·단수까지 했다. 진압 시 대터러용 장비인 테이저건(전기총)을 쏘아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기도 했다.
현재 쌍용차는 455명의 무급휴직자에 한해서 복직을 약속했지만 2009년 구조조정 당시 희망퇴직자 1904명과 정리해고자 159명, 타부서 전환 분사 대상자 83명 등 2146명은 복직 대상에서 제외되어 여전히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다. 정치권은 '쌍용차 국정조사'문제를 둘러싸고 여전히 대립하고 있다.
□ '언론장악' 공영방송 낙하산 인사…해직언론인 양산 = 공영방송 낙하산 사장 임명 역시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논란을 비켜갈 수 없게 한다. 임기 첫해 2008년 KBS 정연주 사장의 해임은 이후, 대법원이 "해임에 대한 재량권을 일탈, 남용하여 위법하다"고 판결하면서 공영방송 '장악' 비판에 직면했다.
여당성향의 이사진들이 많았던 KBS 이사회는 임기가 15개월 남은 정 전 사장을 배임 혐의로 해임제청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KBS사장 임명권자인 이 대통령은 친이 성향의 이병순, 이 대통령의 언론특보였던 김인규씨를 연이어 사장자리에 앉혔다.
KBS뿐 아니라 MBC, YTN 사장 역시 '낙하산 인사'를 기용, 이에 반대하는 언론인들의 장기간 파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김재철 MBC 사장과 배석규 YTN 사장과의 갈등 끝에 해고당한 해직 기자들은 현재 노종면·우장균·조승호·현덕수·권석재·정유신 등 YTN 언론인 6명과 이근행·정대균·최승호·이용마·박성제·박성호·강지웅·정영하·이채훈 등 MBC 언론인 9명이다.
현재 '박근혜 정부' 로드맵을 짜는 대통령직 인수위는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해직언론인들의 복직을 위한 실무창구를 개설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밖에 역사 교과서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보수편향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친일파 청산 실패, 남북 분단의 책임, 해방공간에서의 정치 상황을 다룬 부분 등이 지적됐고, 중학교 역사교과서의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자유민주주의'로 고치겠다고 해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또한, '이승만 독재' '5·16 군사정변'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단어가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서 사라졌고,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80%가량이던 근현대사 비중은 50% 수준까지 낮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