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기를 맞아 가공식품, 공공요금 등이 줄줄이 인상되며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최근 몇년간 계속된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국내 경기침체도 여전한 상황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부터 대한민국 경제정책을 이끌어 갈 '컨트롤 타워'에는 큰 구멍이 생겼다.
박 대통령이 이미 지난달 새 정부의 경제팀 수장으로 현오석 KDI 원장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했지만, 여·야 정치권의 정부조직법 협상 난항으로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미 3월 개강부터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로 복직할 예정이고, MB 정부의 대표적인 '순장조'로 알려진 만큼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직접 총괄하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신제윤 1차관의 경우도 지난 2일 새 정부의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돼 인사청문회 준비 등으로 당분간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김동연 2차관도 같은 날 장관급인 국무총리 실장으로 임명돼, 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총리실 업무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처럼 새 정부 출범부터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론 차관 자리까지 공백이 생기자 재정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동열이도 없고, 종범이도 없고..."라는 김응룡 한화 이글스 감독의 유행어가 다시 패러디 되고 있다.
현재 재정부 장·차관의 업무공백을 빗대 "장관도 없고, 차관도 없고"라는 우스갯소리를 주고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재정부는 장·차관의 일시적인 부재로 새 정부의 경제정책 추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당분간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를 중심으로 각 실국장들이 업무를 더욱 꼼꼼히 챙겨볼 계획이다.
실제로 신 내정자는 4일 오전 기획재정부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금융위원장 인사청문회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남아있으므로 당분간 '투잡'으로 재정부 현안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물가는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며 "세계경제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실국장들이 중심을 잡고 업무를 꼼꼼히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당분간 기획재정부 차관과 금융위원장 내정자라는 2개의 중책을 모두 맡아 보겠다고 선언한 신 내정자는 오는 8일 열린 물가관계부처회의도 주재해 새 정부 출범 초기의 물가안정 정책을 직접 총괄할 방침이다.
재정부는 당분간 중요한 경제현안들을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물론 현오석 경제부총리 내정자에게도 동시에 보고해 업무의 연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