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5000만원씩 총 2억원의 보험료를 냈지만 한 푼의 환급금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생겨서 주목받고 있다.
고양시에 사는 송모씨는 2008년 10월 A보험사와 3년간 월 5000만원을 납입하는 18억원 짜리 변액연금보험 계약을 체결했다.
송씨는 4개월분의 보험료를 납입한 뒤 2009년 2월분부터 보험료를 납입하지 않았다. 이에 보험사는 약관에 따라 보험료 납입을 독촉한 후 4월 1일자로 계약을 해지했고 환급금은 없었다.
송씨는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궁박한 상태에서 계약을 체결하였고 월보험료가 5000만원으로 고액이며 해지 환급금이 없으므로 민법에서 정한 불공정한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계약을 무효화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보험사에서 월보험료가 고액이어도 해약환급금이 0원이 될 수도 있다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과 약관을 설명하지 않고 고객을 속여서 계약을 체결했으므로 사기에 의한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계약의 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보험사측은 계약자가 보험약관과 가입자 보관용 청약서 등을 수령했으며, 해약환급금이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거나 없을 수도 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해당 보험계약은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관련 보험계약이 무효 또는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폈다.
법원은 월납입보험료가 5000만원으로 고액이고 중도 해지환급금이 0원이라는 사정만으로는 현저하게 공정하지 못한 계약으로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았다. 또 계약자가 궁박 경솔 무경험으로 인해 체결된 것이라고 해서 공정성을 잃은 계약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계약자가 해약환급금이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거나 없을 수도 있다는 내용을 자필서명으로 확인한 점을 중시했다. 또 보험설계사로부터 관련 문서를 교부받고 설명을 들었다는 내용도 확인하였다.
법원은 보험회사가 관련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 및 약관, 특히 중도해지에 따른 해약환급금에 관한 내용을 설명한 점을 인정해 송씨를 속여서 계약했다고 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판결했다.
이로 인해 송씨는 4개월 동안 납입한 보험료 2억원을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는 꼼꼼히 읽어보고 난 뒤에 서명을 해야 한다. 더구나 보험계약의 경우 장기계약이 많아 중도해지 시 납입한 보험료 전액까지 손해 볼 수 있으므로 가입 시 심사숙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