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경영난에 빠진 샤프에 104억 엔을 투자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팍스콘이 샤프와의 지분협상을 계속하고 있어 IT업체들의 샤프를 향한 애정공세가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애플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맥월드 영국은 “1억1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경쟁자인 삼성전자에 LCD패널을 공급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만의 팍스콘 테크놀러지 그룹이 샤프와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협상에 이르기 전에 샤프로부터 먼저 통보를 받았기 때문에 샤프와 삼성의 합의가 팍스콘에게 갑작스러운 사건은 아니라며 “우리는 이와 관련 샤프가 균형적인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모회사인 혼하이 정밀 대변인이 말했다.
애플 제품의 조립공장으로 잘 알려진 타이완의 팍스콘은 지난해 샤프에 8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10%를 취득하기로 했지만 샤프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교착상태에 빠졌다.
또한 지분 취득단가의 인하는 물론 일부 패널기술의 양도와 당초 약속과는 달리 경영참여까지 요구하며 투자를 미뤄왔다.
그러나 6일 삼성은 샤프 지분의 3%를 취득한다는 발표를 했으며 샤프도 TV용 LCD 패널과 모바일 기기 그리고 노트북 컴퓨터용 디스플레이를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투자에 앞서 프로세서 제조업체인 퀄컴이 지난해 12월 샤프에 100억 엔을 투자해 지분 5%를 취득키로 하고 지난해 말 50억 엔을 투자했으며 나머지 50억 엔은 LCD 패널 합작사업이 진행된 이후 지급키로 한 바 있다.
샤프는 기존 방식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더 높은 해상도를 가진 IGZO(이그조; 인듐 갈륨 아연 산화물)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 생산라인도 구축하고 있다.
혼하이는 삼성과의 거래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지만 팍스콘과 샤프의 관계를 심화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오는 26일까지 최종 투자결정을 하도록 되어 있어 삼성의 투자로 입지가 좁아졌다.
현재 샤프의 최대주주는 일본생명(4.73%), 메이지야스타생명(3.89%), 미즈코퍼레이트은행(3.56%), 미쓰비시도쿄UFJ은행(3.54%) 등으로 삼성전자가 3.04%를 취득해도 주도권을 행사하기는 힘들다.
더구나 혼하이가 10%, 퀄컴이 5%를 취득하게 된다면 그 위상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이번 지분취득은 애플에 대한 대단한 압박으로 작용하는 지분 이상의 의미가 있다.
결국 샤프를 두고 삼성과 혼하이 그리고 퀄컴이 경쟁하는결과를 초래, 3%미만의 군소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을 취득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