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예식장, '계약금 환불 불가' 약관 시정
결혼식 예약을 중도에 해약하면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았던 대형 예식장들이 배짱영업 행태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관계당국이 예식장 약관을 시정토록 조치,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서울 소재 대형 10개 예식장업체의 계약금 무조건 환불 불가 및 과다한 위약금 부과조항 등 불공정 약관을 자진시정토록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예식장의 계약금 환불 거부와 중도 해약에 따른 위약금 문제와 관련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공정위가 서울 소재 21개 대형 예식장에 대한 직권조사에 나서자 이 중 10개 업체가 자진시정 조치를 한 것이다.
이들 예식장은 예식일을 기준으로 2개월 전까지 계약 해지를 통보한다면 계약금을 전액 환불하고 2개월 이내인 경우에는 잔여일을 기준으로 합리적인 수준의 위약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으로 약관을 수정했다.
또한 고객이 위약금 관련 증빙자료를 요청하는 경우 예식장에게 이를 제시하도록 하고 위약금과 증빙자료상 차액이 있을 때는 이를 환불하도록 했다.
W예식장의 기존 약관 내용에는 예약금을 환불되지 않으며 계약을 해지할 경우, 계약금을 포기하며 반환청구를 하지 않기로 한다고 명시됐었다.
K예식장은 예식 60일 전에는 예상 수익금액의 30%, 예식 30일 전에는 40%, 15일 전에는 50%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사례를 살펴보면 김모씨는 결혼 5개월 전, 예식장을 예약하고 계약음 50만원을 지불한 뒤, 한달 후에 개인사정으로 계약해지를 요구하자 예식장은 계약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버텼다.
최모씨는 자녀의 파혼으로 인해 예식 15일 전에 계약해지를 요구하자 업체는 계약금 200만원을 돌려주지 않는 것은 물론 수익금의 30%인 370만원을 위약금으로 요구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약관 시정은 계약 해지에 따른 사업자의 손해를 합리적으로 산정해 위약금을 부과토록 한 것"이라며 "향후 소비자의 피해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