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송광호 "지금은 국가비상사태, 국회의장 결단해야"
새누리당은 13일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과 관련, 국가비상사태를 이유로 '직권상정' 카드를 내걸고 나섰다.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한 이인제 의원과 송광호 의원은 "지금은 국가비상사태"라며 국회의장단의 결단을 촉구한 것.
현재 일명 '몸싸움 방지법'인 국회 선진화법으로 인해 다수당에 의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선진화법상 직권상정 요건은 천재지변이나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의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최근 잇따른 북한 도발을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해 직권상정 처리하자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중진들에 의해 제기되어 당의 공식입장으로 보기 힘들지만, 새누리당은 정부조직법 처리와 관련해 "반드시 이번 주 내에 통과 시킨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새누리당 소속인 강창희 국회의장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6선인 이인제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조직법이 빨리 상정, 표결돼서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데 지금 특별한 진전이 없는 것 같다. 제가 국회법을 살펴보니까 국회의장이 전시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 때는 직권상정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며 "지금 전시에 준하는 비상사태인가 하는 것은 국회의장이 판단하는 사항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나라는 정전협정에 의해 포화가 멈춰있는 상태인데, 북한이 정전협정 파기를 선언했다. 그리고 핵무기를 가지고 서울과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공개적으로 최고실세가 위협을 계속하고 있고, 북한 최고지도자라는 사람이 전방을 방문하면서 전면전을 계속 이야기 한다"고 안보위기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은 (아직) 심각한 위협으로 느끼고 계신 것 같지는 않다. 사재기가 있지도 않고 증시가 크게 출렁하지도 않고, 정부나 군도 심각한 위협으로 대처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근데, 역사에서 보면 전쟁은 항상 기대를 배반하고 찾아온다. 설마 전쟁을 일으키겠느냐고 생각할 때 찾아오는 게 전쟁이다. 지금이야말로 국가비상사태가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정상적 출범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나 위중하고 심각한 사태"라며 "여야가 협상해 정부조직법을 통과시키고 정부가 정상적으로 출범하도록 해야 하겠지만, 당이나 국회의장단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국가비상사태라는 관점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송광호 의원도 "국가의 위기상황에 대한 개념을 다시 정립해야한다. 제 상식으로는 적성국가에서 전쟁준비를 하는 그 자체가 위기상황"이라며 "때문에 지금 정부조직법은 군사행동보다 앞서서 정리되어야 한다. 정부조직법이 빨리 정리되지 않으면 전쟁이 났을 경우 정부조직법이 통과가 안됐기 때문에 안보실장이 자기 일을 안 해도 되는가, 모든 조직이 움직이지 않을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과 정치인들이 광화문에 포탄 하나 떨어져야 국가위기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라며 "국회의장과 부의장 두 분이 좀 수고해서 국가위기의 개념을 어떻게 정립할지 빨리 해서 결정 해야한다"고 국가 비상사태에 의한 '직권상정'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