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500세대 이상 건축허가시 장수명인증 요구
2015년부터 장기수선충당금 4배 이상 적립의무화
국토해양부는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짧은 국내 아파트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아파트 장수명화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이를 위해 국토해양부는 15일 건설회관에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함께 아파트 장수명화 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주택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22.7%에서 2010년에는 58%인 818만호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나, 아파트의 수명은 제때 보수가 이루어지지 않아 선진국에 비해 크게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조기 재건축이 일반화돼 사회적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아파트의 평균수명은 27년으로 영국 77년, 미국 55년의 절반도 안되며 20년 이상된 아파트는 318만호로 전체의 38.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우리나라도 100년 이상 가는 아파트를 짓고, 지어진 아파트는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제때 고쳐 아파트 수명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작년 6월부터 건술기술연구원, 건설산업연구원과 함께 ‘아파트 장수명화 방안’ 연구용역을 수행해왔다. 이번 공청회는 연구용역 결과에 대한 전문가, 입주민 등의 폭넓은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번 공청회에서는 아파트 수명을 늘리기위한 설계의 세부기준과 500세대 이상 아파트 사업승인시 장수명 인증 의무화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 제시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장수명주택에 대해서는 용적률을 완화하고 분양자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등 인센티브 제공 방안과 현재 1㎡당 97.5원으로 돼있는 장기수선충당금을 400원 수준으로 올리고 이를 2015년부터 의무화하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또 사후관리 방안으로 시설 교체ㆍ보수공사 내용을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시설물 정보관리종합시스템에 등록하고 확인서를 발급받는 제도 등도 다뤄진다.
한편 장수명주택의 기준에 맞추려면 건축비가 현재보다 10~20% 상승하지만 수명이 100년으로 늘어나 총비용은 3분의2 수준으로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의 한국 아파트는 100년을 가정했을 경우 아파트를 2회 해체하고 3회 건축하게돼 초기 건축비의 306.4%에 해당하는 공사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해양부는 이번 공청회를 통해 제시된 의견을 검토·반영하여 올해중 제도개선을 위한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2015년부터 단계적으로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설업계는 최근들어 층간소음 저감, 에너지 효율 강화에 이어 장수명 기준 도입 등 건축물의 품질을 높이는 정책이 집중적으로 제시됨에 따라 공사비 부담 등으로 건설경기부진이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특히 대형건설사 보다 중견 건설사들의 부담이 클 것이라는 의견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은 수년전 부터 시장의 요구에 맞춰 부설 건설연구소 등을 통해 이미 개발해온 것이어서 지금 당장 적용해도 문제가 없다"고 밝힌 뒤 "아직 준비가 덜된 중견업체의 경우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