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PF대출 채권 매각 시 당기순이익 부풀려
다이렉트 예금도 손실 눈덩이…"민영화 가치 훼손"
수은, 성과급·퇴직금 과다 지급…수출 기업 관리 '구멍'
금융 공기업들이 재무제표를 분식회계하거나 예산을 무리하게 쓴 사실이 감사원으로부터 적발됐다.
소위 '신(神)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 공기업들이 금융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업무 태만을 보여 비판은 더욱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감사원은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수행한 업무 전반을 감사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기업의 운영자금을 철저하게 심사하지 않고 대출을 승인해 수백억원을 회수하지 못했으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채권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청산 가치를 높게 계상하거나 대손충당금을 축소하고 당기순이익을 부풀리기도 했다.
역마진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다이렉트 정기예금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은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연 4.05%의 다이렉트 정기예금을 출시, 지난해 9월까지 5조2797억원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지나친 이자 지급으로 244억원의 손실을 입었으며, 다이렉트 정기예금의 손실 규모는 올해까지 1094억원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전체의 82.3%에 달하는 14개 영업점에서도 순손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고금리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경우 정부 배당 수입 감소로 이어지고, 특히 민영화를 준비 중인 과정에서 가치가 오히려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또 퇴직한 임원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이들을 경영 고문으로 재취업시켜 자문료를 지급하기도 했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수출 기업에 대출 이후 1회 이상 직원이 공장을 방문하거나 전화를 통해서 현장의 상황을 확인해야 하는데, 사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또 직원들의 경영 평가 성과급 및 명예퇴직 시 퇴직금을 과다하게 지급하고, 경로 효친 행사비 등을 복리 후생비 예산으로 책정하거나 연차휴가 보상금을 무리하게 사용해 지적을 받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금융 공기업들의 경영 실태를 철저하게 검사하고 법규 위반 사항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