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18일 정부조직법 타결을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불통과 오만, 독선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협상 지체의 원인을 박 대통령에게 돌렸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회의에 참석해 "이번 정부조직법 타결은 단순히 하나의 타결을 넘어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첫째, 박 대통령이 그동안 원안고수를 고집하며, 국회, 특히 야당을 압박 했던 것은 아쉽지만, 그러나 어쨌든 여야 합의를 끝낼 수 있도록 기다려 준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둘째, 이번 타결로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노릇에서 벗어나 야당과 합의를 이끌어 내, 청와대와 야당의 관계, 청와대와 여당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여당 본연의 모습을 되찾았다"며 "아주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문 위원장은 "셋째, 야당이 무조건 반대나 단상점거 정치라는 구태에서 벗어나 대화와 타협으로 협상을 타결함으로써 입법권와 국회의 권위를 지켜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번 정부조직 협상 타결로 박 대통령과 국회, 여와 야 모두 윈윈했다"며 "이것이 바로 대화와 타협의 정치, 성숙한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아울러 지난 18대 국회에서 여야가 힘들게 마련한 국회 선진화법이 안착되는 계기가 됐다면서 "앞으로는 국회에서 여야 간 합의가 진행된 사항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에서는 감놔라, 배놔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에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했다는 것은 여야 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 분명한데, 박 대통령이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와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문 위원장은 "이것이 바로 정부조직법 타결의 합의 정신을 지키는 것이고, 장차관회의에서 밝힌 국민중심 행정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훈 비대위원은 "정부조직법이 타결돼서 다행"이라고 전제한 뒤, "타결된 내용을 보면 3월 초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설 비대위원은 "이런 국회 공전은 박 대통령 때문"이라며 "국회에서 할 일에 대해 가타부타 하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고 박 대통령의 책임론을 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이번 여야 합의에 대해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 존중하는 교훈으로 받아들여 앞으로 국정을 원만히 이끌어갈 지혜를 얻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17일 정부조직법이 극적 타결됨에 따라 여야는 세부적인 국회 일정을 확정하고 3월 임시국회 기간인 오는 22일까지 안건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과 21일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국회법, 기타법안, 특위구성결의안 등 합의안에 대해 안건처리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