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한 채무 조정 프로그램 '국민행복기금'이 도덕적 해이에 악용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규모로 운영될 방침이다.
규모가 커질 경우 채권이 또 다시 연체돼 부실화될 수 있고, 반드시 필요한 채무자 외에도 지원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위원장 인사 청문회에서 신제윤 후보자는 "정부의 재정을 투입하지 않는 한도에서 국민행복기금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민행복기금의 규모를 크게 하면 부실화 우려가 있지만 재정 부담이 없도록 설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후보자는 "소득 하위 20%(1분위)의 저소득층에 대해 국민행복기금과 복지 정책을 같이 가져가야 한다"며 "일자리가 없어 자활 능력을 갖기 전 신용 회복을 못했던 분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인사 청문회에서는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민행복기금에 대한 집중 공격이 이어졌다.
정호준 의원(민주통합당)은 "일회성 행사에 그칠 뿐 아니라, 가계 부채의 근본적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며 "임시방편으로 채무자 부채를 줄여주면 일단 빚을 지고 보는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고, 그동안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채무자에 대해 역차별도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또 "최악의 경우 기금이 줄어들고 채권이 부실화되면 공적 자금이 투입될 수 있다. 국민행복기금이 아닌 국민'절망'기금이 되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김기식 의원(민주통합당)도 "그동안 금융위가 채무 조정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견지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정책 기조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 후보자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상당히 소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채무불이행에 대해 정부가 해줘야 할 부분"이라며 "도덕적 해이가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채무 조정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채무자의 자활 의지를 확인하고 고의로 연체할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신용회복위원회 등은 이와 관련한 많은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