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30분 야당당사를 출발해 11시에 도착한 의원들은 바로 청장실로 향한 가운데 일찌감치 모여든 사진기자들의 취재 열기로 후끈.
청장 접견실이 비좁아 의원들이 채 앉지도 못하자 12층 대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다시 세팅하는 등 어수선한 모습을 연출. 이에 전재희 의원을 비롯 야당의원들은 "12일 이미 21명이 방문할 것임을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준비가 소홀하고 검찰의 예를 들어 변명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지 않느냐"며 노발대발.
○…이어 대회의실에 마련된 회의장에서 야당의원들은 동아일보 명예회장 부인의 투신에 대해 광범위한 계좌추적과 무관치 않다고 질의하자 안청장은 "특정신문사만 중점적으로 조사하지도 않았고 세액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똑같은 잣대로 판단했다"며 "부인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답변.
엄호성 의원은 신법우선의 원칙에 따라 금융실명거래법에는 포괄적 금융계좌추적은 요구치 못하도록 돼 있는데 이전 법인 상속·증여세법으로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한 이유를 묻자, 안청장은 "당초 실명제법을 만들 때도 상속·증여세법상에 예외조항으로 만들어 놨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음을 단언.
○…야당의원들은 또 "언론사 세무조사가 청와대의 지시로 이뤄졌는 지와 지난 2일 대통령의 '이번 세무조사는 완벽한 공정성을 갖췄다'는 발언 등으로 볼 때 보고도 안하고 청장이 단독으로 결정했다는 데 의혹을 감출 수 없다"는 등 공세. 그러나 안청장은 "대통령과는 장·차관 회의 등 공식석상을 제외하고는 독대한 적이 없다"고 일축하고, '국세청은 정부의 홍위병이 아니냐'는 이성헌 의원의 말에 자신은 "정치인도 아니고 여기는 국회가 아니므로 홍위병이란 단어는 삼가달라"며 불끈.
○…이날 야당의 현장질의는 안청장의 "개별사항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없다"는 같은 말이 반복되면서 지리한 질의와 답변만 이어지자 기자들은 하나둘 자리를 뜨는 모습.
강인섭 의원의 94년 세무조사와 비교하는 질의에 안청장은 "문서상으로는 하자가 없었지만 전문가로서 세액이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94년 세무조사는 조사다운 조사로 볼 수 없다"고 말하자 의원들은 94년 세무조사시 기획관리관이었다면서 이같은 발언은 직무유기가 아니냐고 호통.
○…이날 현장질의에서는 시종일관 호통치는 듯한 의원들의 질의에도 안청장은 매우 침착하고 안정된 표정으로 답변하는 모습. 가끔 곽진업 차장과 이주석 조사국장으로부터 조언을 듣는 모습도 목격.
오후 3시 30분경 박관용 위원장은 자리를 정리하며 "국체청은 납세자들이 성실히 납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단일업종에 대해 형평에 어긋나는 세무조사를 펼친 것은 당연 국정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자료 요청에 성실히 임해줄 것을 당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