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신고대상 법인 53만2000개, 전년比 4800개↑
국세청 사후검증 대폭 강화…"성실신고가 곧 절세"
내국법인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12월말 결산법인들의 법인세 신고·납부 기한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신고납부기한 4월1일).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올해 법인세수는 48조원 수준. 이는 전체 세입예산(216조4000억원)의 약 22% 정도로 부가세(59조원), 소득세(50조9000억원)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다. 당연히 전체 세수(稅收)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박근혜 정부 추가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세수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과세당국은 당초 목표한 세수 외에 추가 세원을 발굴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번 12월말 결산법인들의 법인세 신고납부도 매우 중요한 터닝포인트다.
국세청은 불성실 신고 등 각종 세금탈루를 행위를 찾아내기 위해 법인세 '사후검증'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가산세 등 예상치 못한 손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정확하게 세금을 신고·납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 법인세율 '중간구간' 신설…본격 감세 올해부터 = 법인세 부과기준인 과세표준은 여타 세목들과 달리 직전연도 매출액, 영업이익 등을 토대로 결정된다. 예컨대 올해 법인세 납부 근거는2012년 소득을 기준으로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올해 법인세를 신고·납부하는 법인들은 재작년 세법개정을 통해 법인세율 중간 과표가 신설됐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은 2011년 말 세법개정을 통해 과세표준 2억~200억원 구간에 대한 법인세율을 20%로 낮췄다.
2011년 소득까지 2억원 이하 10%, 2억원 초과 22% 등 2단계 세율이 적용됐는데, 올해 법인세 신고기준인 2012년 소득부터는 2억원 이하 10%, 2억~200억원 20%, 200억원 초과 22% 등 3단계 세율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중소·중견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이 예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2011년과 2012년 과세표준이 300억원으로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작년 법인세액은 65억7600만원(2억×10%+298억×22%)이었으나, 올해는 61억8000만원(2억×10%+198억×20%+100억×22%)으로 줄어들게 된다.
다만, 중소기업을 졸업한 중견기업들에게 적용되는 최저한세율(각종 세금감면을 받더라도 내야하는 최소한의 세금납부 한도)이 졸업 유예기한 이후 1~3년차 8%, 4~5년차 9%로 종전보다 각각 1~2%p씩 상향 조정되는 부분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 '세수(稅收) 비상', 국세청 법인세 '사후검증' 강화 = 박근혜 정부에서 국세청은 기존 세수 이외에 추가적인 세수를 만들어 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각종 탈세와 세금회피 사례를 추적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향후 5년간 수 십조원의 추가세원을 마련해야 한다.
가뜩이나 작년 경기상황이 좋지 못해 예정된 세수확보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과세당국이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제대로 세금을 신고·납부했는지 사후점검을 강화해 누락된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법인세 신고·납부 후 사후검증을 실시 접대비 변칙회계처리, 이월결손금 부당공제 등 부당한 조세감면으로 법인세를 탈루한 3400개 기업을 적발해 총 3200억원의 세금을 징수했다.
국세청은 올해 사후검증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자본거래를 통한 지능적 탈세 ▲뇌물과 기업주 횡령금 관련 법인세 및 대표이사(근로소득) 신고 누락 ▲자기주식 취득 통한 부당자금 대여 ▲R&D(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등 공제감면세액 부당 신청 ▲공제한도 초과한 외국납부세액공제 분야 등을 면밀히 들여다 볼 계획이다.
올해 법인세 신고대상 법인 수는 총 53만2000개로, 작년(48만4000개)보다 4800개 증가했다. 국세청은 특히 이 가운데 최근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영업형태를 전환한 9000여개 사업자에 주목하고 있다.
국세청은 이 같은 법인전환 사례 상당수가 사전 세무검증 성격의 '성실신고확인제'를 회피하기 위한 편법행위로 간주해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노정석 국세청 법인세과장은 "법인들은 개인사업자와 달리 성실신고확인제가 아예 적용되지 않는다"며 "고소득 자영업자 중 최근 법인으로 전환한 9000여 업체에 대해 탈루혐의가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 홈택스 전자신고, 분납제도 등 신고편의 제공 = 국세청은 기업들이 세금 신고를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
특히 지난해 경영난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별도의 세무조정 사항이 없는 법인들은 홈택스 내 간편전자신고시스템을 통해 법인 기본사항,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이익잉여금(결손금)처분계산서, 과세표준 및 세액조정계산서를 입력한 것으로 법인세 신고·납부를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세청은 또 홈택스 내 '법인별 쪽지함'을 통해 전년도 중간예납세액 현황과 함께 제조업, 도매업, 건설업 등 70여업종의 주요 탈루유형을 정리한 업종별 신고 시 유의사항을 제공하고 있다.
세금문제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은 '법인세 분납제도'를 유의 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법인세 납부금액이 1000만원을 초과하는 기업들은 별도의 신청 없이 납부기한이 지났더라도 1개월(중소기업은 2개월)안에 나눠서 세금을 낼 수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법인세 분납기한은 일반기업의 경우 5월1일(수), 중소기업은 6월3일(월)까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