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개인 재산·병역 등 특이사항 '無'
세무조사 뇌물비리 대응책, FIU법 실효성 등 '도마 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박근혜 정부 첫 국세청장으로 내정된 김덕중 내정자(이하 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오는 25일 열기로 합의한 가운데, 인사청문회에서 다뤄질 각종 세정현안과 이슈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 정치권은 대체로 김 내정자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권은 지역안배와 능력까지 고려한 최상의 선택이라는 호평을 내리고 있고, 야권 또한 그간 국세청 고위직을 주름잡았던 TK(대구·경북)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한 상황이다.
□ 개인 도덕성 검증, 무난히 넘어갈 듯 = 김 내정자의 경우 고위공직자가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 중 하나인 청렴도, 도덕성 문제 등에 있어서는 대체로 무난히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 내정자는 일단 고위 공직 후보자 상당수의 '아킬레스건'인 병역문제에 있어서도 자유롭다. 그는 학사장교로 군에 입대해 전방(28사단)에서 소대장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납세, 재산(총 재산 6억3800만원)문제도 본인 거주 아파트 외에 특별한 부분이 없어, 오히려 인사청문회 검증을 준비해야 하는 의원 실무진들이 곤혹스러움을 느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김 내정자 개인적인 문제는 캐낼 것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일례로 민주당 이낙연 의원실은 김 내정자가 장기간 부모님과 동거하지 않으면서 연말정산 소득공제(인적공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별거를 하더라도 실질 생계를 같이하면 공제가 가능하다는 예외규정을 고려하지 않는 단순 '해프닝'으로 끝났다.
개인 신상문제로 처음 제기된 부분이 그동안 문제가 됐던 여타 공직 후보자들보다 스케일도 작을 뿐더러, 실제로도 법률상 하자가 없는 문제로 판명되면서 국세청은 내심 김 내정자 개인문제로 인사청문회에서 큰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 세수확보 방안 집중거론…'FIU법' 도마 위 = 이번 국세청장 인사청문회에서는 무엇보다 국세청의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한 세수확보 방안이 집중 조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입 확대로 5년간 54조원 상당의 추가재원을 확보하라는 '특명(特命)'을 국세청에 내린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현실성과 구체적인 실현방안에 대한 의원들의 집중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인선과정에서 김 내정자의 전문성과 안정적 조직관리 역량에 후한 점수를 줬다.
박 대통령은 지난 19일 국회에 제출한 국세청장 인사청문요청서를 통해 "김덕중 내정자가 세정전반에 대한 많은 경험과 전문성, 업무추진력 등을 겸비해 국가 재정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역량을 갖췄다"면서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직관리 역량도 뛰어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여·야 의원들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세청 본연의 업무인 안정적 세수확보를 위해 김 내정자가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현계획은 무엇인지 집중 질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내정자가 지명 직후, 지하경제 양성화 작업에 박차를 가함과 동시에 이에 따른 중소기업과 서민층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만큼, 대기업·고소득층에 대한 별도의 세무조사 강화 방안 여부에 대해서도 질의가 오갈 것으로 예측된다.
세수확보의 중심축인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과 맞물려 국세청과 여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FIU(금융정보분석원)법’에 대해서도 의견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세청의 금융정보 열람권한 확대로 과연 어느 정도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지 현실성 여부 및 구체적인 수치를 묻는 질의와 함께 그동안 이 문제에 반대입장을 밝힌 금융당국과의 갈등문제도 어떻게 매듭지어 나갈지 논의될 전망이다.
□ 뇌물비리 스캔들 '흑역사'…조직관리 방안도 '포커스' = 국세청의 고질적인 문제인 세무조사 관련 금품수수, 뇌물비리 스캔들에 대한 질책과 향후 개선방안도 이번 인사청문회의 주요 논의사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국세청은 서울청, 중부청 조사국 직원들의 금품수수 사건에 휩싸여 상당한 진통을 겪은 바 있다. 국세청은 이 문제로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는 수모를 겪은 것도 모자라 관련자 일부는 구속영장까지 집행되는 등 최악의 뇌물스캔들 사건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
특히 서울국세청 사건의 경우 조사반 전원이 수수한 금품을 나눈 정황이 드러나는 등 조직적으로 연루됐다는 측면에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질 것을 예상된다. 특히 30년 이상 국세청에서 잔뼈가 굵은 '내부승진자'인 김 내정자에게 이와 관련된 특단의 개선대책을 촉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도 국세청 인사청문회의 단골메뉴인 국세청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비롯해 세무조사의 객관성과 투명성 확보문제, 역외탈세 대응문제, 고액체납자 관리대책 등도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