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송동 국세청사에는 아침마다 '신문전쟁'이 펼쳐지곤 합니다.
800명에 달하는 본청 인원은 물론 서울지방국세청 직원들도 상당수 수송동 청사 안에 있기 때문에 산하 개별 국, 과가 많습니다.
국세청사 1층에는 각 국, 과별로 구독 중인 각종 언론사 신문들을 넣어두는 캐비닛이 있는데 가끔 출근을 일찍한 '얌체족(?)'들이 다른 부서의 신문을 '슬쩍'하는 일들이 벌어지는 모양입니다.
다른 국, 과의 신문을 훔쳐가는 얌체족들에게 시달린 한 신문수발 담당 직원이 캐비닛 주변 곳곳에 붙여놓은 글귀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 직원은 "남의 과 신문 가져가지 마세요. 신문 가져가면 나는 어떡하라고. 윗분이 신문 찾으면 나는 신문사러 뛰어다녀야 해요. 그럼 놀다오느냐고 과장님한테 야단맞아요. 제발 남의 신문 가져가지 마세요"라고 적힌 A4 용지를 붙여둔 것입니다.
이 직원은 얌체족들 때문에 난처한 일을 한두 번 당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그는 하소연을 하는 와중에서도 글 마무리엔 "내 심정 이해해줘요"라며 신문 수발업무를 맡고 있는 동료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글귀를 덧붙였습니다.
사정을 들어보니 최근 국세청사 관리실에서 각 국, 과별 신문 수발함 위치를 조금씩 조정했다는 후문입니다. 이를 잘 모른 직원들이 착오로 다른 과 신문을 가져오는 실수가 빚어진 것 같다고 합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아침마다 국장님이나 과장님들이 볼 신문을 수발하는 직원들은 자기 과 신문이 없으면 상당히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게재된) 글을 보니 한두 번 골탕 먹은 게 아닌 것 같다"며 글귀를 적은 이름모를 직원에게 위로의 말을 건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