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7시경, 여느 때와 다름없이 소문난 국선도(國仙徒) 마니아인 이현동 국세청장과 국세청 직원들이 수송동 국세청사 지하 체육관에 삼삼오오 모여 몸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비슷하게 따라해 보기도 어려운 다양한 스트레칭 동작들이 이어지고 국선도 수련의 핵심인 호흡운동이 이어집니다. 마지막 정리운동까지 마치고 나면 어느새 몸에 땀이 흥건할 정도로 국선도 운동량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이 국세청장은 부임 후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매일 아침 1시간 가량 국선도 수행은 거르지 않을 정도로 마니아로 소문났습니다. 상당기간 수련으로 내공을 인정받은 상징인 국선도 검은띠는 이 국세청장의 자부심 중 하나.
이 국세청장 뿐 아니라 이번에 새로운 국세청장으로 내정된 김덕중 중부지방국세청장을 비롯해 박윤준 국세청 차장, 조현관 서울지방국세청장 등 고위직 인사들 상당수가 국선도에 열의가 있다는 것은 국세청 안팎에 이미 공공연히 알려진 얘기.
오죽하면 눈앞의 승진 욕심(?)에 매일아침 뻐근한 몸을 이끌고 체육관에 나타나는 몇몇 인사들을 비꼬는 말로 "국선도가 아니라 '줄선도'" 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습니다.
이처럼 이 국세청장의 국선도 수련은 특별한 뉴스거리가 될 만한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날 수련만큼은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는 후문입니다.
조만간 새로운 국세청장이 오게 되면 바통을 넘겨줘야 하는 이 국세청장 입장에서 이날 수련이 어쩌면 직원들과의 마지막 석별의 정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인데요.
오는 25일, 김덕중 국세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국회 인사보고서가 채택되게 되면 이 국세청장은 26일경 퇴임식을 갖고 30년 넘게 정들었던 국세청을 홀연히 떠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국세청 안에서의 국선도 수련을 기념, 이날 수련회에 자리를 함께한 직원들과 기념사진도 한 장 찍었다는 전언.
이날 수련 후 이 국세청장은 참석한 직원들과 간단한 아침을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정든 조직을 떠나야하는 운명을 맞이한 기관장으로서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도 상당히 많을 터.
하지만 평상시에도 말수가 적은 것으로 유명한 이 국세청장은 이날 앞으로도 국세청을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는 취지의 당부의 말 정도만 남기며 시쳇말로 '쿨~하게' 자리를 정리했다는 후문입니다.
이 국세청장은 조만간 수송동 국세청사를 떠나겠지만, 그가 남긴 국세청 국선도 수련회의 전통은 한동안 꾸준히 이어질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