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부결안건은 총 886개 안건 중 2건 불과
마네킹 거수기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최근 7년간 사내 안건에 대해 99.6%라는 압도적인 비율로 찬성표를 던져온 것으로 밝혀졌다.
'거수기'란 회의에서 손을 들어 가부(可否)를 결정할 때, 줏대없이 남이 시키는 대로 손을 드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22일 재벌 및 CEO, 기업경영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최근 7년간 888개의 안건을 의결했지만 그 중 부결된 것은 단 2건에 그쳤다.
그나마 부결된 2건의 안건도 모두 KB금융에서 나온 것이라 신한·우리·하나 금융 사외이사들은 부결율 0%를 보인 것이다.
이들 사외이사 105명은 지난 7년간 총 7144개의 표를 행사했다. 이중 안건에 찬성한 표는 7117개로 찬성률이 99.6%에 달한다. 반대의견이 나온 것은 26표에 불과했고, 기권도 1표 뿐이었다.
지주사별로 보면 KB금융은 지난 2009년 유상증자 규모논의와 지난해 ING생명보험 인수여부를 놓고 반대표 22표가 나왔다.
당시 KB금융은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유상증자 5000주를 3000주로 줄여 다음 이사회에서 통과시켰고, ING생명보험 인수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대세에 따라 무산됐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 2010년 '신한사태' 당시 라응찬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은행장 등 최고경영진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재조치를 받는 등 전원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를 수습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특별위원회 설치를 놓고 반대표 4개가 나왔다.
반면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사외이사들은 상정된 안건 204건과 216건에 대해 100%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또한 이들은 8.6%의 비율로 의결에 불참하거나 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들의 불참율이 가장 높았던 하나금융은 100건 중 약 12건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신한금융이 불참율 9.2%를 기록했고, KB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6.5%씩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