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사진)이 22일 오후 공식 취임했다.
신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튼튼한 금융의 확립, 미래를 창조하는 금융, 금융 산업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 마련, 따뜻한 금융의 구현'을 향후 4가지 과제로 꼽았다.
그는 한국 경제 및 금융 상황에 대해 "대외적으로 세계경제 회복세의 지연과 선진국 양적 완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북한 핵 문제나 엔화 약세 같은 리스크 요인들도 산재해 있다. 대내적으로도 고령화의 급속한 진행과 저성장 단계로의 진입 조짐, 금융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 등 시급한 대응이 필요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의 금융회사 지배 구조는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자회사 간 독립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위험의 전이를 방지하되 총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당초의 취지는 퇴색돼 버렸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금융계, 학계, 시민 단체를 아우르는 금융회사 지배 구조 정상화 TF를 구성하겠다. 제도적 미비점도 보완하겠으나 실제 관행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의 모색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설명했다.
신 위원장은 "정책금융 체계 전반을 검토, 창업 기업과 사업 초기 중소기업들이 안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어 "국민행복기금을 조속히 발족시키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실질적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하겠다. 서민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도덕적 해이와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융 감독 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는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을 비롯해 금융 소비자의 권익 향상을 위한 시스템 개편 방안을 상반기 중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금융 위기 등 과거를 회상하며 향후 각오와 포부를 나타내기도 했다.
신 위원장은 "제 30여년 공직 생활은 수많은 위기와의 끊임없는 싸움이었다.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대우그룹 구조조정, 현대그룹 유동성 위기,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로 불거진 카드 사태를 해결해야 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와 저축은행 문제 및 유럽 재정 위기에 연이어 대응해야 했다. 일련의 위기를 겪으며 얻은 교훈은 금융 위기의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간절한 바람은 금융 위기가 없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 금융 위기와 유럽 재정 위기 극복 과정이 세계적 모범 사례로 회자될 만큼 우리의 금융 시스템도 성숙했다. 무엇보다 전임 김석동 위원장의 선구자적 혜안과 탁월한 리더십에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신 위원장은 미국 원주민 샤이엔족의 격언 중 "위험을 예견할 수만 있어도 이미 절반은 피해간 것이다"(A danger foreseen is half-avoided)는 말을 인용, 직원들에게 "올바른 정책은 맡은 바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폭넓은 식견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맡은 분야의 업무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자세로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