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계좌 추적은 짧은 기간에 현실적으로 한계 있어"
25일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자진사퇴하면서 7번째 주요 인선의 낙마를 기록했으나 청와대는 여전히 당당한 모습이다.
이날 오후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 관련 브리핑 후 한만수 내정자의 사퇴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진사퇴하신 분에 대해 제가 말을 덧붙이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인사 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느냐는 질문에는 "민정수석실에서 당연히 검증했다"면서 "검증은 했으나 해외 계좌 추적 문제는 짧은 기간에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항변했다.
제 할일을 한 청와대 민정 라인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에 대해선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 전에는 활동에 애로는 있었으나 인사위원회에 준하는 활동을 해왔다"면서 "역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인사위원회의 구성에 대해 "자세히 공개할 경우 여러 가지 불필요한 잡음이 따를 수 있어 구체적인 구성 문제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씀을 아끼겠다"고 답을 피했다.
대통령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처음 듣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청와대 인사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대통령이 인사 참사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병수 새누리당 사무총장도 "제도 개선은 물론 관계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나섰을 정도다.
그러나 청와대는 낙마는 언제나 있었던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날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비자금이나 성접대 파문 등 고위층의 도덕 불감증이 아쉽다"면서 후보자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서 김용준 국무총리,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와 김학의 법무부차관과 인수위 시절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까지 7명, 비서관급 인선 5명의 문제를 포함하면 박근혜 정부의 인사 낙마는 출범 한달새 12명에 이르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