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와 함께 출범한 채무 조정 프로그램 '국민행복기금'은 초기 1조5000억원 규모로 운영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 추산 결과 8000억원이 우선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업비는 채권 회수 금액과 정부 보증 수수료 수입 등으로 조달된다.
일각에서는 채무자들이 정부에 기대어 고의로 빚을 갚지 않는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금융위는 채무자의 재산 보유 상황을 감안해 지원을 결정하고, 채무 감면 비율을 차등화할 계획이다.
또 채무자의 은닉 재산이 발견되면 채무 조정을 무효화한다. 채무 조정 계획을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아도 채무 조정이 무효로 된다.
채무 조정 대상자는 지난달 28일 기준 6개월 동안 빚을 연체하지 않고 성실하게 상환 중인 채무자로 제한된다. 6개월 이상 연체했되, 최근 6개월 동안 연체하지 않아야 하는 것.
이는 박근혜 신임 대통령이 대선 전 서민층의 채무 조정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이를 이용해 빚을 탕감 받으려는 행위를 막기 위한 장치이다.
한편 앞으로 국민행복기금 지원을 받아 1년 이상 성실하게 상환하는 채무자는 1000만원까지 소액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다. 2년 이상 성실 상환하면 미소금융에서 창업 자금도 대출이 가능하다.
금융위는 채무자 134만명 중 21만명이 채무 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관련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채무자 211만명 중에는 11만4000명이 채무 조정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학자금 대출의 경우 장학 재단이 보유한 부실채권 115억원 중 6개월 이상 연체자가 수혜를 받을 수 있다.
단, 대학생 채무자가 취업 이후 빚을 갚을 수 있도록 만기를 유예하는 방안도 동시에 추진된다.
금융위는 또 고용노동부와 연계해 취업을 알선하고, 채무 조정 신청자들을 채용한 사업자에게는 고용 보조금을 연 860만원까지 지급한다.
10월까지 신청자에 한해 감면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정은보 금융위 사무처장은 "그동안 과도한 빚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채무자의 부담을 완화해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고, 고용과 연계해 소득 증대로 이어짐으로써 가계 부채의 악순환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