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경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표가 되는 광공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올해 들어 2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한국경제가 경기침체의 터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 생산의 경우 1월과 비교해 반도체 및 부품, 금속가공 등이 줄어들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자동차 생산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부진 등 경기침체의 여파로 국민들의 지갑도 굳게 닫혔다. 지난달 소매판매도 1월 대비 소폭 하락했고, 지난해와 비교해 승용차 등 내구재 소비가 줄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월 대비 광공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올해 들어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지난 2월 광공업 생산은 IT제품, 금속가공(해양구조물 등), 선박 등 기타 운송장비 등의 부진으로 1월에 비해 0.8% 가량 감소했다. 1월 광공업 생산도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1.2%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 및 부품은 -4%, 금속가공은 -6.5% 등으로 크게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더욱 급감했다. 자동차(-16.5%)와 기계장비(-20.7%) 등의 생산이 크게 줄어들며 9.8%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77.8%에 머물며 지난 1월에 비해 0.9%p 하락했고, 제조업 재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 늘어나며 쌓여가고 있다.
다만 국내 전산업 생산은 광공업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과 건설업 등에서 늘어나며 1월에 비해 1.2% 증가했다.
서비스업의 경우 1월 취득세 감면 종료에 따라 급감했던 부동산 거래가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서비스업 생산은 부동산·임대 부분에서 5.3% 증가했고, 전문·과학·기술(5.5%) 및 도소매(1.5%) 부문의 선전으로 1월보다 1.7% 늘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며 소비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소매판매의 경우 승용차 등 내구재(3.2%)와 의복 등 준내구재(1.9%)의 소비는 증가했지만, 음식료품 및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2.7%) 소비가 줄어들며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지난 1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급감했던 승용차 판매가 2월 들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폭설 등에 따른 차량연료 판매 감소 등으로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소매업태별 소비를 보면 지난 1월과 비교해 슈퍼마겟은 19.8%, 편의점은 11.5%, 대형마트는 8.2% 등으로 늘었지만,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4.2%)과 무점포소매(-2.7%) 등은 판매가 줄었다.
한편 설비투자의 경우 기계류 투자, 항공기 도입 증가 등으로 전월 대비 6.5%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일반기계류, 전기 및 전자기기 등에서 투자가 줄어들며 18.2%나 급감하는 등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건설투자는 아파트분양, 재정조기 집행 등에 따른 공공건설 투자 증가로 지난 1월 -8.5%에서 지난달 14.4% 증가로 개선됐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소매판매액지수, 광공업생산지수 등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건설기성액과 서비스업생산지수 등의 증가에 힘입어 지난 1월 99.2에서 지난달 99.3으로 0.1%p 상승했다.
다만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기계류내수출하지수, 구인구직비율 등이 감소함에 따라 1월 99.8에서 지난달 99.7로 0.1%p 하락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설 효과 등을 감안해 1∼2월 전체로 볼 때 광공업·서비스업 등 주요 지표들의 회복세가 미약하다"며 "국내 경기둔화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