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계속되는 엔저 현상으로 피해를 입는 중소·중견기업들에게 우대금리를 적용해 총 1000억원 규모의 대출지원을 실시할 방침이다.
환율변동으로 유동성에 문제를 겪는 수출기업들에게는 최대 5억원까지 수입결제 또는 수출입 원자재 구입자금을 지원하고, 환변동 보험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환율상승시 환수금을 면제해주는 옵션형 환변동 보험 상품도 도입한다.
정부는 1일 서울시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장관간담회를 개최하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최근 엔화 약세의 영향 및 대응방안'을 논의해 확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엔화 환율 동향은 일본 은행의 자산매입규모 확대(55조엔→101조엔)와 무기한 자산매입방안 발표(2014년부터 매월 13조엔 매입) 등으로 적극적 통화완화정책 기대감이 확산되며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엔화 약세 추세와 함께 원화는 강세기조가 지속되면서 원/엔 환율이 급속도로 하락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올해 1월초까지 달러 대비 엔저·원고 흐름이 계속되며 원/엔 환율은 같은 기간 1420원대에서 1170대까지 급락했다.
지난달에도 원화 강세기조가 둔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 신임 총재 부임에 따른 양적완화 강화 기대감으로 원/엔 환율은 1130원대까지 떨어졌다.
주요 경제연구소들과 IB(투자은행) 등은 앞으로도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의지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엔화 약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수출 등에서 엔저 영향이 아직은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최근 일본 기업들의 가격경쟁력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우리 경제와 기업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끼칠 전망이다.
앞으로 세계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엔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과 성장 위축, 산업경쟁력 저하, 중소기업 피해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종별로는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기계 등에서 수출위축 등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관광 분야에서도 일본인 관광객 감소와 내국인들의 일본여행 증가 추세가 강화돼 관광적자가 커질 전망이다.
엔저로 약화된 가격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대기업들이 생산비용을 감축하는 과정에서 불공정한 납품단가 인하, 비용전가 등을 자행해 중소기업들만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크다.
정부는 그동안 엔저에 대응해 중소기업 정책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환변동보험 이용을 활성화하는 등 각종 정책지원을 실시한 데 더해, 수출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등 직접적인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우선 엔저 피해기업에 대한 특별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정책금융공사에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기존 대출보다 0.2% 가량 우대금리를 적용, 약 1000억원 규모의 직접대출을 실시하기로 했다.
신·기보에서는 엔저 피해 중소기업에 대해 보증금액을 1년간 전액 만기 연장해주고, 수출입은행에서는 수출중소기업 특례신용대출을 활성화한다.
기업은행에서는 수출입기업 유동성 지원자금 대출 프로그램을 신설해 환율변동으로 자금곤란을 겪는 수출기업에 최대 5억원까지 수입결제 또는 수출입 원자재 구입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무역보험공사에서는 수출중소기업들이 보험료 부담과 별도의 가입절차 없이 무역보험을 이용할 수 있는 단체보험을 도입하고, 창업 3년 이내 수출기업에 대해서는 기업당 최대 5000만원까지 총 100억원 규모의 수출신용보증 지원을 실시한다.
환변동보험을 활성화하기 위해 수출 중소기업들에게 환율상승시 환수금을 면제해주는 '옵션형 환변동보험 상품'을 농산물 수출기업 등을 대상으로 우선 도입한다.
對일본 수출기업 지원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일본 나고야에 국내 자동차부품회사 공동사무소(Korea Auto parts Park)를 설치해 납품을 지원하고, 오사카 등 주요 수출거점에 공동물류센터도 신설할 방침이다.
정부는 엔저 장기화에 대비해 환율·수출·산업계 영향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자 관계기관 TF를 상시화하고, 합동 점검회의를 매월 1∼2회 개최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