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을 훌쩍 넘는 시간을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서 보낸 김은호 부산지방국세청장(사진)이 10일 명예퇴임식을 갖고 정든 공복(公服)을 벗었다.
퇴임사를 통해 그는 국세청과 후배 국세공무원들에 대한 '진심'을 담아냈다.
그는 '달은 비록 지지만, 하늘을 떠나지 않고(月落不離天), 천 번 이지러져도, 본 바탕이 변치 않는다(月到千虧餘本質)'는 말과 함께 "비록 몸은 떠나지만 국세청과 여러분에 대한 마음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A4 용지 한 장 분량의 짧지만 강렬한 퇴임의 변을 남기고 돌아선 그의 뒷모습에 국세청 사람들은 "역시 김은호 스타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화통한 성격에 인간미를 물씬 풍기는 그는 탁월한 식견과 경륜을 바탕으로 국세행정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날카로운 상황 판단력과 기획력, 추진력을 골고루 갖춰 많은 후배 국세공무원들이 '롤모델'로 꼽는 인물이다.
특히 행정고시 출신과 비고시 출신을 가리지 않는 격의 없는 소통 행보로 그를 따르는 후배 국세공무원들이 상당히 많다.
1958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고 부산상고를 졸업한 뒤 산업은행에 입사해 7년 가량 일하다, 대학에 진학(성균관대 경제학과), 행정고시(27회)까지 패스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재무부에 배속되어서도 증권국과 보험국에서 일하며 금융지식을 쌓았다.
이후 국세청으로 전입했다.
국세청의 '브레인'들만 근무기회가 주어지는 기획1계장으로 일했으며 서기관 승진 후 김천·창원세무서장을 거쳐 중부국세청 조사3국3과장, 국세청 정보개발2과장을 지냈다.
특히 국세청 조사3과장과 조사2과장, 조사1과장을 내리 역임하는 '진기록'을 세우며, 세무조사 분야의 특출난 전문성을 쌓았다.
이후 국세청 심사2과장을 거쳐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부산국세청 조사1국장, 서울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을 역임한 후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해 서울국세청 세원분석국장과 서울국세청 조사2국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1년 6월 국세청 기획조정관으로 발탁, 부산국세청 1급 승격·중부국세청 조사4국 개청 등 조직확충을 만들어 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지난해 7월 초대 1급 부산국세청장에 임명됐다.
기획업무, 조사업무 등 국세행정의 핵심 분야에 오랫동안 몸담아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 '기획통'이면서 '조사통'으로도 분류되는 독특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자신은 물론 지인들과 한 약속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지켜야 한다는 소신을 가진 '의리파'. 퇴임 후 당분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뒤 공직생활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납세자들을 위해 쓸 수 있는 길을 모색할 계획이라는 전언이다.
[약력]
▲1958년 ▲경남 밀양 ▲부산상고-성균관대-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시 27회
▲산업은행, 재무부 국고국.증권국.보험국, 서울국세청 국제조세과, 국세청 기획1계장, 김천세무서장, 창원세무서장, 중부국세청 조사3국3과장, 국세청 정보개발2과장, 국세청 조사3과장, 국세청 조사2과장, 국세청 조사1과장, 국세청 심사2과장, 부산국세청 조사1국장, 서울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 서울국세청 세원분석국장, 미국파견, 서울국세청 조사2국장, 국세청 기획조정관, 부산지방국세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