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독과점 시장인 맥주 시장에 중소기업이 진입하기 위해 주세율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을 둘러싸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정철 서울벤처정보대학원 교수는 12일 민주통합당 홍종학 의원이 주최한 '대중소기업 상생과 맥주산업 발전을 위한 주세법 개정 공개 간담회'에 참석해 "중소기업들이 우리 맥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세금을 내려준다고 해서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고 살아남는 것은 아니지만 자본경쟁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에게는 주세를 차등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보윤 한국마이크로브루어리협회장은 "현재 소규모 제조 맥주에 적용되는 주세는 대형 맥주 제조업체와 동일한 종가세 형태"라며 "생산을 많이해 판매하는 대형제조업체는 고정비 분산으로 리터당 세금이 줄어들고 생산을 적게하는 중소기업은 리터당 세금을 많이 내야 하는 모순된 형태"라고 지적했다.
차 협회장은 "더구나 소규모 맥주 제조업체는 연간 한정된 생산량과 영업장 내에서만 판매해야 하는 이중 제약으로 인해 원가부담이 더하다"며 "결국 리터당 주세는 대형 맥주제조업체에 비해 200~350% 이상을 더 납부하고 있기 때문에 주세율의 차등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맥주 제조시설 규제 완화와 중소기업에 대한 주세율을 인하하는 내용의 '주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홍 의원은 "맥주 시장에 중소기업이 진입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데도 진입이 어렵다고 하면 지원을 해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반면 방인호 오비맥주 대외정책팀장은 "중소기업에 대해서 주세율을 낮춰주자는 것에 대해 찬반 입장을 말하진 않겠다"며 "다만 한·미 FTA와 한·EU FTA 때문에 2018년부터 수입맥주가 무관세로 들어오는데, 우리도 주세를 좀 낮춰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덕수 기획재정부 교통·환경·에너지세제과장은 "소규모 업체는 제조원가가 높기 때문에 대량생산으로 제조원가가 낮은 대형 맥주회사보단 세금 부담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서 세 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해 과세표준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주세율 자체를 인하하면 약주나 소주 등을 제조하는 소규모 제조업체와의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며 "맥주회사와 주종간의 과세형평성 문제와 세수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홍 의원이 발의한 '주세법 개정안'은 전발효조 50㎘, 저장조 100㎘ 이상이라는 맥주제조시설 기준을 절반으로 축소하고, 중소기업이 생산한 주류에 대해선 현행 72% 주세율을 30% 이하까지 낮춰주는 내용을 담았다. 맥아비율을 현행 10%에서 70%까지 상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