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범죄에 대해 징역형 등 엄한 처벌 대신 벌금형 등의 가벼운 처벌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범죄 억지력이 미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원장 김일수)이 최근 5년간(2008년~2012년) 전국 각급 법원의 보험범죄 판례 총 1017건(피의자 총 1719명)을 분석한 결과 보험사기범에 대한 처벌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동안 보험사기로 형사처벌을 받은 피의자들의 비율은 벌금형이 51.1%(806명)로 가장 많고 집행유예 26.3%(415명)가 그 다음으로 많았으며 징역형은 22.6%(357명)에 그쳤다.
이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처벌이 가벼운 벌금형은 계속 증가(’02년 9.3% → ’07년 28.4% → ’13년 51.1%)하고 있는 반면, 그 보다 처벌이 무거운 집행유예(’02년 65.5% → ’07년 46.9% → ’13년 26.3%)와 징역형(’02년 25.1% → ’07년 24.7% → ’13년 22.6%)은 계속 감소하고 있어 처벌이 지속적으로 약화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벌금형의 경우도 평균 벌금액이 오히려 감소(’07년 374만원 → ’13년 263만원, 29.6%↓)하고 있어,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 약화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어서 솜방망식 처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사회경제적 폐해가 큰 보험사기범에 대한 처벌이 일반 사기범에 대한 처벌보다 약한 것으로 조사되어 유사범죄간 형사처벌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기범의 벌금형 선고 비율(’13년 51.1%)은 일반사기범의 벌금형 선고 비율(’11년 27.0%)보다 약 2배 정도 높고, 보험사기범의 징역형 선고 비율(’13년 22.6%)은 일반사기범의 징역형 선고 비율(’11년 45.2%)의 절반에 불과하다.
결국 보험사기는 일반사기에 비하여 벌금형 비중은 2배 높고, 중한 처벌인 징역형은 절반에 불과한 셈이다.
연구원은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는 광범위하여 일반국민 전체가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이것은 보험제도 자체의 신뢰성을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는 점을 고려하여 법원의 양형이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 실제 양형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처벌을 선고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서울대․보험연구원 공동연구에 따르면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 규모는 2010년 기준 3조 4천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로 인해 가구당 20만원, 1인당 7만원의 보험료를 추가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기범은 초범자가 대부분이고 초범자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02년 81.1% → ’07년 87.0%, → ’13년 90.1%) 보험사기가 특정 직업이나 계층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사회적으로 만연되고 있어 보험사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법제도 개선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국회 법사위 김학용 의원이 형법에 보험사기죄를 신설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연구원은 이 형법 개정이 이루어진다면 보험사기 근절을 위한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