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의 채무 조정 프로그램인 '국민행복기금' 심사에 납세 정보가 활용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채무 상환 능력이 있으면서 고의로 빚을 갚지 않는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국세청 정보를 소득 증빙에 활용하는 것이다.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5일 천안시청에 방문, 최종구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박병원 국민행복기금 이사장, 이종휘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등과 향후 국민행복기금 운영 계획에 대해 논의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정찬우 부위원장은 "금융권 안팎에서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가 큰데 이를 막으려면 소득 증빙이 필요하다. 그런데 직장이 있으면 소득 증빙 서류를 제출하면 되지만 개인 사업자 등은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세청에서 국민의 납세 정보를 알려주는 것은 법에 위배된다. 그래서 국세청 직원들이 국민행복기금 창구에 파견돼 채무 조정 대상자를 선별하는 심사에 협조되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현재 금융위는 국세청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이다.
정찬우 부위원장은 "아직 협의 중인 단계이나, 국민들을 돕기 위한 사업인 만큼 국세청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빚을 갚지 못하는 분들이 만일 극빈층으로 전락하면 결국 기초 생활 수급자가 되고, 이는 정부가 복지 재원을 더 늘려야 하는, 한마디로 비용이 더 드는 문제를 유발한다"며 "국민행복기금은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 정부가 취업 등의 자활 의지를 살려주는 제도이지 빚 탕감 제도가 아닌 점을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금융위는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신용회복위원회와 업무 협약을 맺고 전국의 영업점에서 국민행복기금 접수가 이뤄지도록 했다. 신청은 오는 22일부터 시작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포함해 약 2400개 창구에서 국민행복기금 신청이 가능하다.
최종구 수석부원장은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상당수의 신청자가 일시에 몰릴 수 있다"며 "창구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사전 교육을 제대로 받아 혼란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병원 이사장도 "은행에서 접수 대행을 맡아주는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창구 등 현장에서 분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은행들이 직원 교육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