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 금융감독원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월 상장기업 피에스엠씨와 엠씨티티코어를 감사하면서 회계감사기준을 각각 위반한 이촌회계법인과 신영회계법인에 대해 손해배상공동기금 추가적립, 당해회사 감사업무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회계업계는 이 사건에 대해 회계법인들의 과당경쟁과 저가 수임이 빚은 예고된 부실감사가 아니겠느냐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회계감사 비용이 적다보니 정상적인 감사비용을 받는 기업과 비교할 때 회계감사 투입시간이 비슷하더라도 자연히 감사의 질이 떨어지게 되고 이는 부실감사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피에스엠씨의 회계감사를 맡은 이촌회계법인은 2011년도 재무제표를 감사하면서 774시간을 투입했고 보수로 3천만원을 받았다. 시간당 감사비용이 3만8천원.
이촌회계법인이 증선위의 감사업무제한 조치로 인해 2012년 피에스엠씨 감사업무는 삼일회계법인으로 넘어갔는데 삼일은 총 1258시간을 들여 7800만원의 보수를 지급받았다. 이 때 시간당 감사비용은 6만2천원에 이른다.
삼일회계법인이 피에스엠씨 2012년도 재무제표 감사를 맡으면서 감사시간과 보수도 같이 늘었지만 시간당 감사비용이 63%가량 많아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금은 상장폐지됐지만 엠씨티티코어의 2009년 회계감사를 맡은 신영회계법인은 950시간의 시간을 투입하면서 4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시간당 감사비용은 4만7천원이 된다.
이촌회계법인과 신영회계법인은 낮은 가격으로 회계감사를 따냈지만 제대로 된 회계감사를 실시하지 않아 회계감사기준을 위반했고 주식시장에서 선의의 투자자들에게도 커다란 손실을 입힌 셈이다.
◆…삼성생명은 2012년 4~12월까지의 기간임. 자료 : 금융감독원
■ 삼성전자 회계감사보수 시간당 8만 3천원…현대차 10만 3천원
시가총액 상위 상장사들이 2012년 재무제표를 감사받으면서 회계법인에 지출한 시간당 회계감사보수 비용은 대체로 6만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일회계법인은 삼성전자의 2012년도 회계감사를 맡았는데 총 4만3572시간을 감사에 투입했고 삼성전자로부터 36억6천만원의 보수비용을 받았다. 시간당 보수비용은 8만3천원에 달한다.
3월 결산법인인 삼성생명은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간의 회계감사를 삼일회계법인에 맡겼는데 삼일회계법인은 이 기간중 6226시간을 투입했고 받은 보수비용은 9억4천만원에 이른다.
현대자동차의 2012년도 회계감사는 안진회계법인이 담당했는데 총 1만4500시간을 투입했고 현대자동차로부터 15억원의 보수비용을 지급받았다. 시간당 보수비용은 10만3천원이다.
롯데쇼핑의 회계감사비용은 상장기업 규모에 비해 비교적 적다. 이 회사의 2012년도 회계감사는 삼정회계법인이 맡았는데 총 1만800시간을 투입했고 받은 보수비용은 6억원에 그쳤다. 시간당 보수비용은 5만5천원으로 시가총액 상위기업으로 시간당 보수비용이 가장 적다.
이촌회계법인이 피에스엠씨의 2011년도 재무제표를 감사하면서 받은 시간당 감사비용 3만8천원은 삼성전자 시간당 보수비용의 45%에 불과하다.
회계법인들의 과당경쟁은 회계감사 보수비용이 낮아지는 만큼 기업의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자칫하면 부실감사로 이어져 결국 선의의 투자자들에게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