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회(회장 : 정구정)가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의 '훈장장사' 의혹의 불똥을 맞고 휘청 이고 있다. 지난해 정기총회에서 소속 세무사회원들에게 수여한 정부포상 중 일부를 '금품'을 받고 추천했다는 언론보도까지 터지면서 궁지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전행정부가 이번 훈장장사 의혹과 관련해 일제점검에 착수하기로 하는 등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KBS는 지난 18일 9시 뉴스를 통해 지난해 4월30일 개최된 한국세무사회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훈포장을 받은 151명의 수상자 중 일부가 금품을 주고 수여자 추천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훈포장을 수여 받은 것으로 보이는 한 세무사는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떤 상은 500만원, 어떤 거는 1500만원까지 회자하고..."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50주년 행사 종료 직후 세무사회 안팎에서는 훈포장과 관련한 금품거래가 있었다는 소문이 나돌았었다.
당시 훈포장을 수여 받은 세무사회원은 총 151명.
정구정 현 세무사회장이 은탑산업훈장을 받았고 전 현직 지방세무사회장, 세무사회 임원들이 산업포장(김종화 전 세무사회 부회장, 한헌춘 중부세무사회장)과 대통령표창(김형상 전 세무사회 부회장, 이동일·곽수만 세무사회 감사, 유영조 세무사회 총무이사), 국무총리 표창(노태주 부산세무사회장, 최상백 대구세무사회장, 임소병 대전세무사회장, 윤경도 광주세무사회장)을 수여 받았다.
당시 훈포장 수여자 추천은 전적으로 정구정 현 세무사회장이 총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사회의 한 관계자는 "과거 세무사회장들은 장관표창 이상에 대해서만 추천을 했고, 국세청장 표창 등의 경우 실무진에 추천을 위임해 왔다"며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국세청장 표창까지 모두 정 회장이 수여자 추천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임원급 관계자는 "나는 훈포장 수여자 추천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50주년 행사 종료 직후 훈포장과 관련한 금품거래가 있었다는 소문이, 구체적인 액수를 포함해 나돌았었다. 사실이라면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당시 훈포장을 수여 받은 이들은 금품을 주고 추천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정구정 현 세무사회장도 훈포장 장사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며 세무사회 명예를 실추시킨 보도로 판단,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안전행정부는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의 훈장장사와 관련해 일제점검을 실시, 23개 부처 108건에 달하는 산하기관·협회·단체관련 포상 선정과정을 면밀히 조사키로 했다. 금품수수, 허위공적 기재 사실 등이 밝혀지면 서훈을 취소하고 해당 포상도 폐지 또는 정지한다는 계획이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가장 영예스러워야 할 정부포상의 명성을 해치는 일이 생겨 부끄럽다"며 "정부포상과 관련해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철저히 확인해 환수 조치 등 그에 상응한 조치를 취하고 국민들이 스스로 정부포상 대상자를 추천하는 '국민추천 포상제'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