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면담…"창조경제, 현명한 판단…기초과학 지원 필요"
빌 게이츠 테라파워(Tera Power) 회장은 22일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소프트웨어, 생물학, 공학도의 인력이 양성되고, 이들이 창업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게이츠 회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을 만나 창조경제를 위한 창업 생태계 조성에 대한 박 대통령의 질문에 "세계에서 가장 큰 진전은 과학과 공학을 통해 이뤄진다고 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미국이 여러 측면에서 모델이 되고 있지만 미국도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서 "미국의 컴퓨터공학 대학의 경우에는 50% 이상이 아시아 학생임에도 이들이 졸업 후 미국에 남아 창업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에도 많은 인재들이 있지만, 인재를 확보하는 것과 외국에서 인재들을 들여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게이츠 회장은 또 "실리콘 밸리에서는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많기 때문에 지원을 쉽게 할 수가 있고, 그 결과 성공이 성공을 잉태하는 순환구조가 있다"면서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서서 시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업가 정신을 활성화하는 여건은 고루 분산돼 있다기 보다 벤처캐피탈이나 최고 대학이 많이 모인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다"고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게이츠 회장은 교육 분야와 IT기술의 접목을 강조했다.
그는 "빌앤멜린다 재단은 연간 40억 달러를 기부하고 있는데, 1/4은 미국 내 교육시스템 개선사업에, 나머지는 전세계의 최빈곤층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기술과 교육을 접목하는 것은 다양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기술 접목의 예로 "최고의 강사가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을 교육할 수 있는 기회를 줄 뿐 아니라, 피드백을 가능케 한다"면서 "비디오 컨퍼런스를 통해 다른 나라 학생들과 합동프로젝트를 수행할 수도 있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우리도 IT 기반이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말씀을 실천할 수 있는 기반이 있다고 희망적으로 생각한다"면서 "창조경제도 핵심은 사람이기 때문에 창의성 있는 인재로 키워나가는 교육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공감했다.
이날 두 사람은 창조경제 외에도 대외 원조와 원전 개발 등 에너지 분야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와 게이츠 회장을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아왔으나 실제로 만남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창의성과 사회적 책임을 겸비한 분으로 회장님 같은 분이 많다면 우리가 꿈꾸는 세상의 실현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고, 게이츠 회장은 청와대 방명록에 "박 대통령을 만나 대외 원조와 에너지 분야의 혁신에 의견을 나누게 돼 매우 영광이다"라고 적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