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레쥬르, 빕스, 비비고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외식전문기업 CJ푸드빌의 최근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CJ푸드빌은 지난 3월 대주주 지분에 대한 감자를 실시, 누적 결손을 떨어내기로 결의한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우량계열사인 CJ엔시티의 지분을 289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경쟁사인 파리크라상에 뒤진 경영실적을 만회하고 CJ그룹의 대표적 글로벌 외식기업으로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기위한 그룹차원의 지원이 시작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 알짜기업 CJ엔시티 인수로 매출액 1조 돌파 가능
CJ푸드빌은 지난 16일 그룹계열사인 CJ프레시웨이로부터 CJ엔시티 지분 100%를 289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CJ엔시티는 지난 2005년 남산 N타워의 리모델링 및 운영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536억원, 총부채 245억원, 자기자본 291억원(납입자본금 191억원)으로, 매출 1182억원에, 영업이익 42억원을 기록한 알짜 기업이다. 설립 이후 다담, 우오, 몽중헌, 엔그릴 등 고급 레스토랑 운영과 웨딩&파티, 컨세션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CJ푸드빌은 이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당장 연결 기준 매출액 1조원 돌파가 가능해졌다. CJ푸드빌의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9033억원이었다.
경우에 따라선 CJ엔시티와의 소규모 합병도 이뤄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 경우 합병차익으로 인해 CJ푸드빌의 재무구조 개선효과는 물론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도 매출액 1조 돌파를 노려볼만 하다는 분석이다.
CJ푸드빌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8552억원으로 자체사업 성장과 CJ엔시티의 매출실적이 추가되면 1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CJ푸드빌 입장에서 CJ엔시티의 매입금액 289억원이 적잖은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지난해 동반성장위의 제빵업종 규제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소요자금의 상당 부분을 외부 차입금으로 충당했기 때문이다.
CJ푸드빌의 지난해 차입금은 1353억원으로 전년도 628억원에 비해 115%나 급증한 상태이다. 여기에 인수대금 289억원을 추가 투입해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회사관계자는 “CJ엔시티 지분 매입은 외식사업 수직계열화 전략에 따른 전문성 강화차원”이라며 "지분 매입대금 289억원은 보유한 현금유동성으로 충분하며 향후 재무구조에도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61.64% 감자로 누적 결손 해소… 클린컴퍼니로 새 출발
CJ푸드빌은 지난해 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2010년 이후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누적결손으로 인해 지난해말 기준 자기자본 잠식률이 44.58%에 달한다. CJ그룹 일원으로 자본 잠식 회사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대주주의 감자 결단으로 CJ푸드빌은 자본 잠식의 불명예를 벗어나 클린컴퍼니로 새 출발의 전기를 마련했다. 누적결손 해소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가능해졌다.
지난 3월 CJ푸드빌은 소액주주지분을 제외한 대주주 지분에 대해 이달 말 기준으로 61.6% 감자를 결의했다. 감자대상 주식은 지주회사인 CJ(지분율 96.29%)와 이재현 CJ그룹 회장(2.57%) 보유분이다.
CJ푸드빌이 감자를 완료하면 납입자본금은 722억원에서 277억원으로 축소된다. 그 대신 감자 차익으로 누적결손금 전액에 대해 상계가 가능해져 자본 일부 잠식의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약 400억원에 달하는 누적결손금을 정리하고 나면 그동안 CJ브랜드 명성에 걸맞지 않은 자본잠식기업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클린컴퍼니로 새롭게 출발하게 된다.
지주회사인 CJ 등 대주주의 감자 결단과 알짜 회사를 CJ푸드빌에 넘긴 것은 그룹차원의 CJ푸드빌 밀어주기 신호탄으로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업계관계자는 “지난해 롯데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으로 파스퇴르유업, 웰가, 롯데후레쉬델리카 등 계열사의 인수합병을 통해 매출 1조 클럽에 등극한 롯데푸드(구 롯데삼강)의 사례가 CJ푸드빌에게도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