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거주하는 박모 씨(60대)는 급전이 필요하던 중 캐피털 업체를 사칭한 자로부터 대출 권유를 받았다.
그는 주민등록증 사본과 등·초본, 통장 사본, 인감증명서를 팩스로 전송했지만 대출 업자는 잠적했고, 그 대신 엉뚱한 스팸전화가 하루에 수십 통씩 걸려와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충남에 거주하는 홍모 씨(30대)도 이와 유사한 피해를 당했다. 그는 대출 광고 문자메시지를 받고 이에 대해 문의했다가 예금통장과 체크카드만 갈취당했다.
사기꾼은 금융거래 실적을 쌓아 신용 등급을 올려야 대출이 가능하다는 말로 홍 씨를 현혹시켰다.
최근 들어 금융감독원에 이러한 종류의 민원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속칭 '대포 통장'으로 불리는 예금통장 불법 매매이다.
이번에 적발된 65곳의 불법 매매 업자들은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게시판 등을 이용해 개인 신용 정보를 1건당 10~50원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예금통장과 체크카드를 1개당 10~50만원에 매입하면서 사용료를 지급했다.
이렇게 수집된 개인 신용 정보는 주로 대출 사기나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 등 범죄에 이용됐다.
현행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과 '전자금융거래법'은 이러한 불법 매매 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금감원은 이들을 검찰에 고발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게시글을 삭제하도록 요청했다.
김석 금감원 서민금융사기대응팀장은 "불필요한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자제하는 등 개인 정보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만일 개인 신용 정보 노출이 의심되는 경우 한국인터넷진흥원(privacy.kisa.or.kr) 및 주민등록번호 클린센터(국번 없이 118)에 신고나 확인을 할 수 있다.
또 금감원 홈페이지(www.fss.or.kr)나 전화(국번 없이 1332(3→1)에도 신고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