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금융감독원
"VIP 고객처럼 자산·부채 관리 컨설팅 필요"
금융권 "공적 서비스 제도화는 어려워"
'금융 소비자 보호'가 금융권의 새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서민금융 컨설팅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안되고 있다.
그동안 고액 자산을 보유한 VIP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자산 관리 서비스가 일반 금융 이용자, 서민층에도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9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은 '금융 소비자 보호 강화 추진 과제'를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열고 학계와 금융계, 금융 당국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서민금융 컨설팅 서비스 시행과 금융회사의 CCO(Chief Customer Officer) 도입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윤영은 금융위 금융소비자과장은 "그동안 금융 소비자 보호는 민원이나 상담 차원에서 다뤄졌다고 볼 수 있는데, 앞으로는 일반 고객들도 필요한 정보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산 관리보다 부채 관리를 중심으로 컨설팅을 제공하고 공적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해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영석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총괄부국장은 최근 언론을 통해 접한 사례를 소개했다.
정 부국장은 "한 고객이 은행에 방문해 자산 10억원을 맡긴다고 하니 직원의 눈빛이 달라지며 VIP룸에서 안내를 받았다고 하더라. 실제로 자산은 1억원이었는데 '만일 사실대로 이야기했으면 그런 대우를 받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은행거래를 하는 소비자 중 99%는 일반 고객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 상담 서비스를 금융 당국에서 할 경우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며 "금융회사가 사회적 책임으로 여기고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융계는 정부 시책에 적극 동참할 의사를 밝히면서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권선주 기업은행 부행장은 "서민을 위한 PB(private banking) 서비스는 필요하다. 진작 있었으면 가계 부채가 더 늘지 않았을 수 있다"면서도 "은행 입장에서 공적 서비스를 제도화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 앞으로 정부가 네트워크를 마련해주고 금융회사들이 자발적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은 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CO 도입에 대해 강희택 한화투자증권 상무는 "근본적으로 찬성하나 증권사 규모에 따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준법 감시인과 겸직을 허용하면서 회사가 자율적으로 CCO를 선임하도록 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