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 감독 체계 개편에 대해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입을 열었다.
최 원장은 30일 기자들을 만나 "세계적 대세는 금감원처럼 통합 감독 체계"라며 현행 금융 감독 체계를 바꾸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금융위원회가 오는 6월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금융소비자보호법'(가칭)은 금감원 내 금융소비자보호처(이하 금소처)를 분리하는 것을 두고 현재 학계 등 전문가가 논의 중이다.
금소처 분리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저축은행 부실 사태와 환율 연동 파생 상품(키코) 피해가 속출하자, 금융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진 탓이다.
하지만 외환 위기 후 13년 만에 또다시 조직 개편을 맞게 된 금감원 입장에서는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최 원장 역시 이러한 금감원의 입장을 대변하며 "금소처는 민원 처리, 금융 교육 등을 수행하는 기관이며, 트윈 픽스(쌍봉형 금융 감독 체계)와 금소처 분리는 서로 다른 개념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트윈 픽스(쌍봉형 금융 감독 체계)를 채택한 나라는 호주와 네덜란드 뿐이다. 영국에서는 시험적으로 시행중인데 상당한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 원장은 "금융 소비자 보호 업무는 상당히 중요하다"면서도 "금융 소비자 보호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해 금감원의 역할에 무게를 뒀다.
최 원장은 "금융 감독은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건전성 감독과 영업 행위 감독이며 예컨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의 경우 부동산 가격의 일정 부분만 대출해주는 건데 이 비율을 낮추면 금융회사 입장에선 건전해지지만 다른 쪽에서 보면 규제가 된다"며 "이걸 건전성 감독으로 볼 것이냐 영업 행위 규제로 볼 것이냐는 구분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