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4·1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올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취득세 감면을 시행하기로 결정했지만, 취득세 감면이 주택거래를 늘리는데 효과가 없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의견이 제시됐다.
그동안 장기간 취득세율을 감면한 기간에도 주택 거래량은 여전히 감소세를 면치 못했고, 단기간 감면을 시행한 시기에도 거래량이 반짝 증가했지만 감면기한이 종료된 직후 거래량이 감소하는 등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일 '2013년 1/4분기 부동산시장 동향분석'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고, 취득세 감면 정책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김현아 KDI 전문위원(대우)은 '취·등록세 감면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고, 정부가 그동안 취득세율을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거래량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부동산거래세 완화를 통한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5년부터 현재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주택 취득세 감면 정책을 시행해왔다.
실제로 지난 참여정부 시절에는 2005년 취·등록세 과세표준 변경으로 인한 세금부담 완화를 위해 취·등록세 감면을 실시해 5%의 세율이 3.5%(실효세율)로 떨어졌다.
2006년부터는 실거래가로 과세표준을 변경하고 종합부동산세 과세로 인한 세부담을 줄여주고자 취·등록세 실효세율을 2.5%까지 감면했고, 그해 9월에는 2%의 추가 감면을 시행해 2010년까지 적용했다.
2011년에는 취득세와 등록세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취득세율이 기존 2%에서 2∼4%로 상향 조정됐지만, 3개월만에 다시 1∼2%로 내렸다.
지난해 1월부터는 다시 2∼4% 수준으로 취득세율을 환원시켰지만, 같은해 9월 연말까지 3개월 동안 한시적인 취득세 감면을 실시해 세율을 1∼3%로 인하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연구위원은 정부가 이와 같은 취득세 감면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거래량을 늘리는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장기간에 걸쳐 취득세를 감면했던 2006년 9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4년 4개월 동안을 살펴봐도, 취득세율을 2% 수준으로 낮게 유지했지만 부동산 거래량이 증가한 해는 전국 기준으로 2008년 딱 한 해뿐이었다.
2008년 주택거래 증가율도 3∼5% 수준에 머물렀고, 감면혜택이 종료된 2010년에는 거래량이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단기간 취득세 감면정책이 시행됐던 2011년3월22일∼12월31일(취득세율 1∼2%), 2012년 9월29일∼12월31일(취득세율 1∼3%) 동안에도 일시적으로 거래량이 증가했지만, 감면정책이 종료된 직후에는 거래량이 다시 감소했다.
취득세 감면혜택이 새로운 주택거래 수요를 창출한 것이 아니며, 기존 수요자들이 감면혜택을 받기 위해 거래시기를 앞당겨 조정한 것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위원은 "장기간 취득세율을 감면했던 2006년 9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거래량 추이를 살펴보면 LTV·DTI 강화정책, 부동산 경기불황 등과 같은 거래량 감소요인을 고려하더라도 대부분 연간 거래량은 감소세를 나타내 장기정책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간 감면을 시행했던 기간 동안의 거래량은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 거래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처럼 보이나 감면정책이 종료된 직후 거래량은 오히려 감소했다"며 "신규 거래량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기존 수요자들의 거래시기가 조정된 효과"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정부의 취득세율 인하 정책이 거래량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므로, 장기적으로 세율조정 외의 종합적인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장기적 안목하에 세율조정 뿐만 아니라 부동산금융 부문, 부동산공급 부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처 간 협의하에 일관된 정책을 수행함으로써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도 제고를 우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