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인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의 핵심 법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FIU(금융정보분석원)법 개정안이 본격 입법화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6일 국회, 국세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FIU법) 개정안 등을 심의한다.
당초 국세청은 세금 사각지대에서 오고가는 현금거래 정보 수집을 통해 숨은 세원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FIU가 보유하고 있는 CTR(2000만원 이상 고액현금거래) 자료를 모두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세청은 올해 2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를 시작, 국회 업무보고 등을 거쳐 FIU법 개정에 따른 추가적인 세수효과가 연간 4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특정되지 않은 모든 금융정보가 국세청에 전면 공개될 경우 개인정보침해, 권한남용 등 부작용 소지가 있어 전면적인 공개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결국 금융당국과 과세당국은 의견조율을 거쳐 기존보다 CTR 정보제공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탈세가 의심되는 경우 국세청이 FIU에 탈세혐의를 제시하고 FIU가 이를 승인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정보를 제공토록 한다는 내용이다.
현재까지 국세청은 탈세혐의가 두드려져 심층세무조사가 필요한, 이른바 '조세범칙사건' 범주에 한해 FIU로부터 관련자의 금융정보를 넘겨받을 수 있었는데, 일반 탈세혐의까지 국세청 정보공개청구권이 좀 더 확대된 셈이다.
하지만 개정안이 현행 금융정보 공유시스템과 크게 달라질 것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당초 국세청이 현금거래 정보 접근을 요구했던 것은 사전에 금융정보 분석을 통해 탈세혐의 연결고리를 찾아내기 위함이었는데, 기존처럼 사후 정보제공 형식에 그치게 됨으로써 파급력이 상당히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법 개정에 따른 세수효과도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아직까지 국회 심의절차가 남아있어 구체적인 법안내용을 확정할 순 없지만, 사전 정부 부처간 협의를 거친 내용으로 소관 상임위를 통과할 경우 별다른 이견이 없으면 법사위-본회의 의결절차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본회의 회부 전 법안 체계자구를 심사하는 법사위 전체회의 일정이 잡혀있지 않고, 일부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법안 통과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회 안팎에선 FIU법이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6월 임시국회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날 정무위는 공정위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프랜차이즈 본사의 허위·과장 정보제공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