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는 시작됐다…달아오르는 세무사회 선거열기

□ 하나 둘씩 '존재감' 드러내는 출마자들 = 정구정 현 세무사회장의 3선 출마 강행 논란으로 세무사 업계가 '분열양상'을 보이면서, 선거레이스의 본격적인 출발신호는 예년에 비해 다소 늦게 쏘아 올려졌다.

특히 선거전 최대 하이라이트인 세무사회장 선거와 관련해 자천타천으로 출마대상에 오르내리던 인물들이 '주판알 튕기기'에 상당한 시간을 허비하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선거열기와 선거에 대한 관심도 또한 낮아져 있는 형국이 펼쳐졌다.

하지만 최근 후보자들이 하나 둘씩 출마선언을 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선거열기가 점차 달아오르고 있는 양상이다.

현재까지 출마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힌 인물들은, 회장 선거의 경우 손윤 세무법인 오늘 대표, 이창규 전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유재선 전 세무사회 부회장, 한헌춘 현 중부지방세무사회장 등 4명이다.

윤리위원장에는 새로운 얼굴이 보이지 않고, 최원두 현 윤리위원장이 재선 도전을 선언한 상태. 감사에는 이동일 현 감사가 재선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옥만 세우세무법인 대표세무사가 출마의사를 밝혔고 백정현 전 세무사회 업무이사도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상황이다. 

□ 정구정 회장, 3선 출마 강행하나 = 아직까지 이렇다할 의사표명은 하지 않은 상태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정구정 현 회장의 3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양상.

최근 홍 모 세무사 등이 제기한 지난 3월5일 임시총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기각결정이 떨어진 만큼, 그가 자신의 뜻에 따라 3선 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시간 문제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정 회장을 둘러싼 각종 논란들의 불씨가 여전히 꺼지지 않고 남아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부 세무사들이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특별감사 요청 등 그의 '도덕성'에 흠집을 낼 메가톤급 사안들이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기재부는 세무사회에 대한 특별감사 착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별감사 요청서에 담겨 있는 정 회장과 관련한 의혹들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출마를 강행해 당선이 되더라도 회무집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만들어질 공산이 크다.

특별감사 착수 여부를 떠나 이 문제에 대해 정 회장은 현재 어떠한 해명이나 설명도 내놓고 있지 않고 있어 의구심을 스스로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무릎쓰고 정 회장이 3선 출마를 강행할 경우, 현재 출마를 선언한 4명의 후보자(이창규, 유재선, 손윤, 한헌춘)간 후보 단일화 등 '세(勢)'를 규합하는 과정을 거쳐 1대 다자 구도가 아닌 1대1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선거방식 '감감무소식'…선관위 구성만 '달랑' = 선거열기가 올라오는데 시간이 지체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세무사회가 아직까지 선거관리규정 등 이번 선거와 관련한 절차와 방식을 공식적으로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인 측면도 있다.

지난 3월5일 임시총회에서 세무사회는 전국순회투표방식으로 선거방식을 변경하는 안을 승인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여전히 이 부분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들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사회는 부랴부랴 수일 전 선거관리위원회(선거관리위원장 : 강학용 세무사, 부위원장 : 곽수만 세무사, 간사 : 이승진 세무사·유재흥 세무사)만 겨우 출범시킨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구도를 만들기 위해 고의적으로(?) 선거관리규정 등 개정 및 공표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선거관리규정에 대한 정보가 없어,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세무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룰'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회원 수 1만명을 자랑하는 세무사회 선거가 이런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선거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