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시국회에서 FIU법이 결렬된 가운데, 국세청의 FIU정보 직접접근에 대한 경계어린 목소리가 재차 제기됐다.
김갑순 동국대 교수는 14일 의원연구단체 '한국적제3의길'이 주최한'FIU 정보공유 확대의 문제점과 해결방안'토론회에서 "국세청이 FIU의 고액현금거래보고(CTR)DB에 직접 접근해 탈세추적에 활용하는 것은 납세자 권익 존중의 관점에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할 문제"라고 경고했다.
김 교수의 이 같은 발언은 국세청의 FIU정보 활용범위를 현행 '조세범칙 관련 세무조사'에서 '조세의 부과.징수'로 확대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교수는 "국세청이 조세를 부과.징수함에 있어 FIU정보에 접근 가능 하는 것은 과세 재량권의 엄청난 확대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현행 세법상 입증책임의 대부분이 납세자에게 있는 만큼 과세권의 남용으로 인해 납세자인 국민의 헌법상 권리 등이 부당하게 침해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어 김 교수는 금융정보를 이용한 귀납적 추적과세를 제도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소득세법의 기본적인 입법철학에 반하는 제도라고 밝혔다.
그는 "결과적으로 모든 납세자를 조세범으로 가정하고 국세청이 조사권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세수확보가 긴요한 현 정부의 상황을 고려할 때 납세자의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과세목적의 FIU정보 활용 범위 확대에 대해서도 준비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과세목적의 FIU정보 활용 범위 확대는 관련 세법과 세제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와 충분한 보완을 거친 후에야 조심스럽게 논의될 수 있는 사안임에도 현재는 이를 위한 준비가 많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입증책임이 납세자 본인에게 있으므로, FIU정보의 국세청 등에 따른 포괄적 세무조사가 이뤄질 경우 선의의 납세자가 매우 큰 부담과 고통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