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의 이상한 외출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사모님의 이상한 외출
지난 2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사모님의 이상한 외출'이라는 주제로 2002년 발생한 여대생 청부 살해사건의 '그후'가 전파를 탔다.
판사 사위가 바람을 피운다고 오해하고 외도 상대인 여대생을 살해하도록 지시한 한 재벌가 사모님을 둘러싼 검찰과 병원의 비리를 파헤쳤다.
부산의 손꼽히는 중견기업 회장 아내인 윤모씨는 자신의 사위가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윤씨는 외도 상대로 당시 이화여대 학생인 하지혜(23)양을 지목, 미행을 지시했다.
그런데 윤씨의 사위는 하양과는 사촌지간이었다. 하양의 아버지와 하양은 결백을 주장했지만 윤씨는 이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던 중 하양은 야산에서 공기총을 여러 발 맞아 사망한 채 발견됐다. 지난 2002년이었다. 범인들은 해외로 도주한 상태였다.
하양의 아버지는 윤씨가 살인을 지시했을 것이라고 직감적으로 확신했다. 이에 해외로 도주한 범인들의 행적을 직접 쫓았고 하양이 사망한 지 1년여 만에 범인들은 검거됐다. 범인들의 자백으로 윤씨는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얼마 전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감옥에 있어야 할 윤씨가 병원의 특실에서 지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6년여 동안 .
제작진의 취재 결과 윤씨는 지난 2007년부터 형 집행정지를 통해 모두 38번 입원했다. 유방암 등 12가지 질병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입원 중에는 '가정사' 등의 사유로 외박, 외출한 기록도 있었다.
제작진은 윤씨의 주치의 진단서를 자문해 다른 의사들에게 문의했다. 그 결과 전문의들은 진단서 자체가 의심스럽다는 소견을 내놓았다. 질병이 과장돼 있는데다 일부 질병은 실제 검사를 한 의사의 진단과는 다른 내용이 진단서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윤씨의 진단서를 작성한 주치의, 그리고 '하늘의 별따기'라는 형 집행정지를 수년간 지속적으로 허가해준 검찰. 주치의는 취재진의 대화 요청에도 답변없이 화를 냈고 검찰 역시 답변을 보류하며 시간을 끌었다.
그리고 방송을 나흘 앞둔 지난 5월 21일, 검찰은 윤씨의 형 집행정지를 전격 취소하고 그녀를 재수감했다. 언론이 숨통을 조여오자 한발 물러난 것이다.
이같은 결정에 하양의 아버지는 "기쁘면서도 무겁다. 피해자는 죽어야 하고 가해자는 살아서 자유롭게 지낸다면 이 세상에 그와 같은 불공평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이 또 어디 있겠느냐. 이번 결정이 사후약방문이 아니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사모님의 이상한 외출'을 접한 누리꾼들은 "진정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인가?", "사모님의 이상한 외출 보면서 분통이 터졌다", "썩어도 단단히 썩었구만" 등 격앙하는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