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의 부품을 훔쳐 밀수출 한 일당을 놓친 세관에게 법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부장 장준현)는 27일 화물트럭 소유자 김모 씨 등 6명이 세관 공무원이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해 손해를 봤다는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김 씨 등은 지난 2011년 길 위에 세워둔 자신의 차량에서 부품이 뜯겨진 것을 발견했고 이 부품들은 해외로 수출된 상태였다.
부품을 훔쳐간 일당은 수출신고서에 중고자동차 부품이라고만 기재했고, 세관은 이를 통과시켰다.
이에 6명의 차주들은 세관 공무원을 관리·감독해야 할 책임이 국가에 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재판부는 "관세법상 수출물품에 대한 검사는 의무가 아니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중고차 부품은 검사생략물품으로 지정돼 세관 공무원에게 검사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며 "중고차 부품을 검사 대상으로 지정하더라도 해당 물품이 도난된 차량에서 나온 것임을 현실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중고차 부품을 검사 대상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이 정당성이나 합리성을 결여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관세청 관계자는 "수출 드라이브 정책 때문에 수출은 수입에 비해 검사가 비교적 덜 엄격하다"며 "관세청에는 화물을 검사하는 C/S(Cargo Selectivity) 시스템이 있는데 여기에 수출 품목 등을 입력하면 위험도가 떠서 위험도가 높은 것은 검사하게 돼 있다. 중고차는 C/S에 입력하라고 돼 있지만 자동차 부품은 C/S에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