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한진해운홀딩스 회장, 조용민 한진해운 전(前) 대표이사
황용득 현 한화역사 사장, 조민호 전 SK증권 대표이사 및 부인 김영혜씨
이덕규 전 대우 인터내셔널 이사와 유춘식 전 대우 폴란드 차 사장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쿡아일랜드 등 대표적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운영한 재계 인사 명단이 추가로 공개됐다.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27일 국제언론보도언론인협회(ICIJ)와의 공동취재를 통해 확보한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운영자 7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 22일 1차 명단 발표에 이은 2번째 발표다.
우선 해운업계 선두주자인 한진해운 전·현직 대표이사가 버진아일랜드에 'WIDE GATE GROUP LIMITED'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용민 전 한진해운 홀딩스 대표이사와 최은영 현 한진해운 홀딩스 회장은 이 회사에 5만주의 주식을 발행했고, 이 중 90%인 4만5000주를 최 회장이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식 취득일시는 2008년 12월9일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역사 황용득 사장은 1996년 3월1일 쿡아일랜드에 '파이브 스타 아쿠 트러스트'라는 회사를 설립한 뒤 '파이브 스타 아쿠 리미티드'라는 연결사를 통해 미국 하와이에 있는 아파트를 매입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 회사는 이듬해인 1997년 하와이 소재 같은 아파트를 추가 매입했으며, 이 두채의 아파트는 2002년 6월 한화그룹 일본현지 법인인 한화재팬에 매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민호 SK증권 전 대표이사와 부인 김영혜씨도 지난 1996년 1월경 버진아일랜드에 크로스브룩 인코퍼레이션(Crossbrook Inc)이라는 서류상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사의 서류상 발생주식은 불과 1주로 지난 2003년 10월20일 조 전 대표의 부인 김영혜씨가 익명주주로(Bearer1)부터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덕규 전 대우 인터내셔널 이사는 지난 2005년 7월 버진아일랜드에 CONTOUR PACIFIC LIMITED라는 주식 1주짜리 서류상 회사를 설립, 단독 등기이사겸 주주로 등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춘식 전 대우 폴란드차 사장은 2007년 4월 버진아일랜드에 선 웨이브 매니지먼트(SUN WAVE MANAGEMENT LIMITED)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 전 사장은 이와 관련 벤처 캐피털인 CayDa Capital Group Inc에 투자한 것이라고 해명햇으나 이 회사 역시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유령회사라는 것이 뉴스타파 측의 설명이다.
이번에 알려진 재계 인사들은 대체로 발행주식 1주짜리 유령회사를 통해 개인적으로 자금을 유용하는 등 조세포탈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이 뉴스파타 측의 설명이다.
이로써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운용한 뒤 불법적으로 자금을 유용한 혐의를 받게 된 재계 인사들은 총 12명으로 늘어났다.
참고로 뉴스타파는 지난 22일 '1차 명단'에 전 경총 회장인 이수영 OCI 회장 부부,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과 장남 조현강씨 등 5명의 인사를 공개한 바 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최소 245명이 넘는 인사들이 조세피난처 유령회사 설립과 연루돼 있고, 추가검증을 통해 단계적으로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외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3차, 4차 명단발표가 추가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지난 1차 발표와 비슷한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이들이 과세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사후검증을 통해 밝혀내겠다는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페이퍼컴퍼니 설립 자체가 불법은 아니고, 곧바로 과세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과정에 불법적인 자금흐름이 있는지 여부 등을 사후검증한 뒤 과세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