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바빠진 한 주 였다.
최근 CJ그룹의 차명계좌 개설과 대기업 인사들의 조세피난처 이용 등에 관한 의혹이 불거져 관련 조사에 들어갔기 때문.
검찰은 CJ그룹이 국내 은행과 증권사 등에 수 백 개에 달하는 차명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보고 있어 금감원에 실태검사를 의뢰했다. 또 금감원은 조세피난처에 유령 법인을 설립해 탈세 등의 혐의를 받는 이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중이다.
아울러 보험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금리인하 요구권이 신설되고, 보험약관 대출 금리와 가산금리 산정 방식에 대한 검토도 실시될 예정이다.
■ CJ그룹 차명계좌 의혹…신한·우리·국민銀 '물망' = CJ그룹의 차명 계좌 개설 의혹과 관련해 신한, 우리, 국민은행에 대한 특별 검사가 실시될 예정이다.
검찰 측은 금융기관이 특정기업에게 다수의 차명계좌를 개설·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자본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라고 판단, 그 실태검사를 금융감독원에 의뢰했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또 31일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것과 달리 (CJ그룹의)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신한과 국민은행에 대한 검사도 실시될 것"이라며 "인력 등의 문제로 검사에 선후는 있을 수는 있지만 원칙적으로 검사에서 제외는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CJ그룹과 관련된 금감원의 조사는 다음달 3일부터 실시될 방침이다.
■ 금감원, 조세피난처 이용 혐의자 조사 '시작' = 조세피난처를 통한 불법 외환거래 혐의가 있는 사람들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면서 외환 거래 신고 의무를 어겼을 가능성이 큰 기업주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조사대상은 인터넷 매체인 뉴스타파가 공개하는 명단에 있는 인물들이 모두 포함될 예정.
뉴스타파는 지난 22일부터 조세피난처를 통한 불법 외환거래 혐의가 있는 사람들의 명단을 세 차례에 걸쳐 공개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들은 모두 245명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따로 조사 명단을 만든 것은 아니고 최근 뉴스타파에서 공개한 명단에 들어있는 사람들은 전부 조사대상이 될 것"이라며 "몇 개월 안으로 이들 혐의자에 대한 외환거래 위반 여부 조사를 마무리 짓고 징계를 내릴 방침"이라고 전했다.
■ 보험사에 대출금리 인하 요구권 신설 추진 = 지난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 하반기 내에 보험사들의 약관 대출, 신용대출 등에 대한 고객들의 금리 인하 요구권을 신설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인하 요구권이란 취업이나 연봉 상승 등 신용 등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만한 변화가 생겼을 때 고객이 대출 금리를 내려달라고 제안할 수 있는 권리. 그동안 은행권에서만 사용되던 요구권이 보험업계로 확대되는 것이다.
보험 금리 인하 요구권은 올해 하반기 안에 통합된 기준이 마련되는 대로 도입될 전망이다.
한편 금감원은 보험사들의 약관대출과 가산금리 체계도 전면적으로 들여다볼 예정. 이는 보험사들의 대출금리가 최근 금리상황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 여기저기 실적 반 토막…증권·카드·투자자문사 '울상' = 주요 금융사들의 실적이 이번 주 발표되면서 금융권이 울상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2012.4~2013.3) 국내증권사와 투자자문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43.9%, 59%씩 각각 떨어졌다. 또 카드사들의 올해 1사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2% 급감했다.
특히 증권사들의 실적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최저 규모로 떨어져 관계자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의 실적부진에 대해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부진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금감원은 투자자문사들의 수수료 수익 감소와 업체 간 과당경쟁, 카드사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을 실적부진에 영향을 끼친 요인으로 지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