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간 8조9000억엔 일본 내 순유입
"엔화조달금리 주요국과 큰 격차 없어"
한국, 중국 등 해외에 나와 있는 일본계 자금이 본국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 총 8조9000억엔의 자금이 일본 내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작년 하반기 7조5000억엔이 대외증권에 투자됐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
지난달 22일 1083.30원의 변곡점을 찍은 엔화환율은 이후 상승기조를 유지, 4일 현재 1126.42원까지 몸값이 오른 상태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제기돼 왔던 우려와는 달리 엔캐리 트레이드의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금감원 측의 분석.
엔캐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일본의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다른 국가의 통화나 자산 등에 투자해 차익을 얻는 방법을 뜻한다. 이 경우 일본 투자자의 입장에선 엔화의 가치가 올라가면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엔화환율의 변동성이 높은 수준인 점 등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엔캐리 트레이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외국 간 내외금리차 축소, 일본의 높은 주가수익률 등도 엔캐리 트레이드의 발생 가능성을 낮춰주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본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시행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엔화와 주요국 통화의 차입금리 격차를 줄여줬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
엔화의 3개월 만기 LIBOR금리는 0.16%로 미화(0.27%)나 유로화(0.12%), 스위스 프랑화(0.02%)에 비해 조달금리가 크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또 올해 일본 증시의 주가수익률은 5개월간 50.3%를 기록, 주변국 및 주요 선진국들의 주가 수익률을 크게 웃돌아 일본 투자자들의 눈이 해외로 향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참고로 미국과 영국의 주가수익률은 각각 16.8%와 16.0%였으며, 한국은 –0.2%를 기록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일본 및 글로벌 경제 여건 변화 등에 따라 지난 2005년과 같은 엔캐리 트레이드의 재연 가능성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웅 금감원 금융시장분석팀장은 "최근 급격히 상승한 일본 주가가 조정국면에 들어갈 경우 차익실현 매물로 인한 엔화자금의 국외유출이 예상된다"며 "일본 정부가 주식 등 자산 버블에 대응하고 추가 엔저를 유도하기 위해 일본 금융회사 및 개인의 해외투자를 독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