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4일 국정과제의 최우선으로 내세웠던 일자리 창출을 실현하기 위해 '고용률 70% 로드맵'을 마련해 발표했다. 오는 2017년까지 총 238만개의 일자리를 창출, 임기 내에 고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이처럼 핵심 국정과제로 일자리 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지난 2003년 이후 고용률이 63∼64%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한국경제가 10년째 고용없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 고용률 왜 중요한가?…"고용률 70% = GDP 3만$" = 우선 정부는 고용률 70% 달성이 장기화된 경기침체를 해소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들의 삶의 기반인 일자리를 통해 소득과 소비를 늘려, 경제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시킨다는 복안이다.
특히 고용률 70%는 GDP 3만달러 이상의 선진국을 의미한다. 1인당 GDP 3만달러 이상의 국가들의 경우 평균 고용률이 72%에 달한다.
또한 성장→일자리→소득·소비 증대→내수 활성화→성장률 제고 등으로 연결되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고리의 핵심은 일자리다. 일자리가 늘어나야 국민소득이 증가해 소비로 이어지고,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켜 경제성장률 상승을 이끌 수 있다.
□ 멈춰버린 韓경제 고용률…"여성·청년 일자리 문제 심각" = 우리나라의 고용률은 지난 2003년 이후 정체를 계속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선진국과 비교해 여성과 청년층 고용률이 상당히 낮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여성(15∼64세)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난 2002년 52.0%에서 2012년 53.5%로, 10년 동안 1.5%p 상승하는데 그쳤다.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는 있지만,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없는 가장 큰 원인는 출산·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경력단절 현상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여성들의 연령대별 고용률을 살펴보면 출산·육아 등으로 직장을 휴직해야 하는 20대 중후반∼30대 초중반까지의 고용률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M커브'가 뚜렷하다.
20대에는 남성들과 고용률이 비슷하지만, 육아문제로 일자리를 포기하는 여성들이 많아 30대 이후 남녀 고용률 격차가 대폭 확대된다. 30∼39세 사이의 성별 고용률은 남성 90.3%, 여성 54.5%로 40%가까이 차이가 난다.
정부는 이와 같은 출산·육아 문제로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대책에 육아휴직과 공공·직장보육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담았다.
한편 청년층 일자리 문제는 우리나라 청년들의 고학력화로 인한 노동시장 진입연령 상승이 주요 원인이다. 우리나라의 대학진학율은 지난 2010년 기준 71%로, OECD 평균 62%보다 10% 가량 높다.
특히 청년들과 중소기업 사이의 인력 미스매치 문제가 심각하다. 고학력 청년들과 대기업에 비해 처우가 좋지 못한 중소기업 사이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가 발생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중소기업 장기근속 인센티브 강화, 고용환경개선지원금 확대, 중소기업 희망사다리 장학금 확대 등의 대책을 마련해 청년층 일자리 확충을 꾀하기로 했다.
□ 수출·제조업 중심 경제성장…"대기업 낙수효과 없다" = 또한 그동안 한국경제가 수출·제조업 및 대기업 위주의 성장으로 일관한 점도 문제다. 일자리 확충 효과가 큰 중소기업과 내수·서비스 산업의 성장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들이 얻은 성과가 국내 고용창출로 이어지지 않고, 중소기업들과의 임금 및 노동생산성 격차만 계속 확대된 점도 고용률 정체의 원인이다.
또한 남성·전일제 중심의 장시간 근로 문화도 일자리 확대의 발목을 잡아왔다.
우리나라 근로자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지난 2011년을 기준으로 OECD 평균 1696시간보다 무려 420시간이나 많은 2116시간에 달한다.
하지만 장시간 근로에도 불구하고 근로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 30개국 중에서 28위로 꼴지 수준이다. 1인 시간당 노동생산성의 경우 우리나라는 29.7달러인 반면 미국 60.2달러, 일본 41.6달러, 영국 47.2달러, 독일 55.8달러, 프랑스 57.7달러 등으로 OECD 평균 44.6달러 가량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을 2017년까지 1900시간으로 200시간 가까이 단축하기로 했다. 장시간 근로를 해소하고,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대대적으로 확산할 방침이다.
□ 5년간 취업자 238만명↑…"창조경제, 근로시간 단축이 핵심" = 정부가 앞으로 임기 5년 동안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년 47만6000명씩, 오는 2017년까지 총 238만1000개 가량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단순히 개산해도 매년 2.2% 이상의 취업자 증가율을 달성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가 현재 수준의 경제성장과 고용창출력을 유지할 경우 연간 취업자 증가율은 1.0%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정부는 창조경제를 통한 산업구조 고도화,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확대 등을 통해 고용률 70% 달성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창조경제를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을 발굴하고 창업, 중소기업, 서비스업 등의 일자리를 늘려 연평균 0.6%의 추가적인 취업자 증가율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연간 근로시간을 1900시간 이하로 단축해 0.6%의 추가 취업자 증가를 이끌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