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1990년대 이후 고용없는 성장이 계속되는 한국경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국정과제의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던 일자리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박 대통령이 대선공약에서 밝힌 바와 같이 현재 63∼64%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고용률을 임기 내에 70%까지 끌어올리고, 오는 2017년까지 총 238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남성·장시간 근로·제조업·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고용창출시스템을 여성·창조경제·서비스업·중소기업 등으로 전환시키고, 지난해 기준 2092시간에 달하는 연간 근로시간도 2017년까지 1900시간으로 단축시킬 계획이다.
정부는 4일 서울시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고용률 70% 로드맵'을 의결해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을 토대로 향후 5년 동안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34개의 법률을 제·개정하고, 13개 부처에서 총 136개의 실천과제를 추진한다.
특히 정부는 이번 일자리 대책에서 ▲창조경제 일자리 창출 ▲시간제 일자리 확대 ▲여성·청년·중장년층 노동시장 참여율 확대 ▲특수형태업무종사자 지원 강화 등을 중심으로 오는 2017년까지 고용률을 70%까지 높이기로 했다.
□ 창조경제 '新직업' 발굴…"사립탐정·척추교정의사 나온다" = 우선 박근혜 정부는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 실현을 통해 창업·중소기업·서비스업 등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새로운 종류의 직업과 산업을 발굴할 방침이다.
이미 지난달 발표한 벤처 활성화 대책을 중심으로 정부 차원에서 창업을 적극 지원한다. 창업자금 지원 방식을 기존 융자에서 투자 중심으로 개편하고, 세제지원을 통한 M&A 활성화와 연대보증 폐지 등을 추진한다.
창업붐을 조성하기 위해 일반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발굴한 아이디어를 R&D, 특허, 사업화 등으로 연결하는 '무한상상 국민창업 프로젝트'도 실시한다.
현재 13개 부처, 16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중인 1124개의 중소기업 지원제도를 통합하고, 고용창출형으로 개선해 중소기업 일자리를 늘린다. 중견기업 성장 사다리 대책 등을 마련해 중소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제거하는 등 중견기업 성장을 지원한다.
서비스업의 경우 의료·교육·보건 분야를 중심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현재 767억원 수준인 서비스업 R&D 투자를 2017년까지 2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특히 '새로운 직업 발굴 TF'를 운영해 규제완화, 자격증 신설, 시장 활성화 등의 방법으로 500개의 미래 유망직업을 만들기로 했다. 사립탐정, 척추교정의사, 수의간호사, 유전상담전문가, 그린마케터 등 새로운 직종이 탄생한다.
□ 시간제 일자리 확대…"근로시간 200시간 줄인다" = 장시간 근로를 해소하는 등 일하는 방식으로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창출할 방침이다. 특히 현재 2092시간에 달하는 연간 근로시간을 2017년까지 1900시간으로 단축시킬 계획이다.
장시간 근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12시간의 연장근로 한도에 휴일근로를 포함시키고, 연가 미사용에 대한 금전보상 관행도 개선한다.
특히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대폭 늘릴 방침이다. 학업·육아·퇴직 등 개인의 자발적인 의사에 맞춰 최저임금, 4대보험 보장 등 기본적 근로조건을 보장하는 등 차별 없는 시간제 일자리를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정부가 발벗고 나서 내년부터 '7급 시간제 일반직 공무원'을 채용한다. 공공부문에서 신규직제 정원이나 즉시 시간제 근로도입이 가능한 직무를 발굴해 시간제로 전환하고, 시간제 교사를 채용하는 법적 근거도 만들기로 했다.
민간부문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확산시키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세금 및 사회보험료를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등 각종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육아휴직 대체인력을 시간제로 활용하면 최대 2명까지 지원금도 지급한다.
□ 여성·청년·중장년층, '맞춤형 일자리' 만든다 = 그동안 육아·가사노동 등의 문제로 경제활동 참가율이 낮았던 여성을 비롯해,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과 은퇴로 일자리를 잃은 중장년층을 위한 일자리 정책도 마련한다.
특히 여성들의 적극적인 경제활동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육아휴직과 공공·직장보육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만 9세까지 육아휴직을 허용하고, 출산휴가 신청시 육아휴직까지 한번에 신청하는 자동 육아휴직 관행을 정착시킨다. 임신·출산 등으로 육아휴직을 쓴 여성근로자의 퇴사가 많은 기업에 대해서는 집중 감독을 실시할 방침이다.
기업들이 육아휴직으로 쉬는 여성 근로자의 출산 전후의 휴가기간 동안 대체인력을 채용할 경우 정부가 지원금도 지급한다. 직장어린이집 설치 기준을 완화하고,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려 오는 2017년까지 전체 보육 아동의 30%까지 수용하기로 했다.
청년 일자리 확충을 위해서는 청년·중소기업간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장학금을 지원받고 일정 기간 동안 중소기업 등에서 근무하는 근로장학금 및 중소기업 희망사다리 장학금을 확대하고, 대학의 일·학습 연계역할을 강화한다.
중소기업에 장기근속한 청년들에게는 세금감면 등 각종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고용환경개선지원금도 확대한다.
중장년층에 대해서는 베이비부머의 60세 정년 정착과 퇴직 이후 제2의 인생 설계를 지원하는 일자리 확충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60세 정년제 조기도입을 위해 정년연장지원금을 시행한다.
50세 이상 장년층들이 퇴직 이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단축청구권 제도를 도입하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생애재설계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퇴직 후 멘토링, 직업훈련, 재취업 알선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 정규직·비정규직 차별 해소…"택배기사도 고용·산재보험 혜택" =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대책도 포함됐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근로형태에 따른 차별을 해소하고, 특수형태업무종사자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공공부문에서부터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대해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을 추진하고, 민간기업에 대해서는 비정규직 고용안정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비정규직 근로조건을 개선할 계획이다.
특히 사회보호망 사각지대에 놓였던 택배·레미콘 기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형태업무종사자에 대해 고용·산재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등 종합적인 보호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고용률 70%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내년까지 정책 인프라, 법, 제도 구축 등 기반을 조성하고, 오는 2015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고용률 증가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64.6% 수준인 고용률이 2014년 65.6%, 2015년 66.9%, 2016년 68.4%, 2017년 70.0% 등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여성 고용률은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중심으로 지난해 53.5%에서 2017년 61.9%까지 늘어나고, 청년 고용률도 같은 기간 40.4%에서 47.7%로 7.3% 증가할 것으로 봤다.
새롭게 창출되는 238만개 일자리는 문화·과학기술·보건복지 등 창조 서비스업 분야에서 163만개, 제조업에서 20만개, 보건업 및 사회복지 등에서 80만개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시간제 일자리는 새롭게 늘어난 일자리의 38.7% 수준을 차지할 전망이다.
정부는 고용률 70% 로드맵을 매년 계획과 실적을 비교해 연차별 계획으로 운영할 방침이며, 모든 부처별 추진상황을 '고용률 70% 온라인 현황판(www.고용률70.go.kr)'을 통해 일반 국민들에게 상시 공개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