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4개월여 현미경 조사 진행
국세청이 국내 은행대장주 신한은행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지며 은행권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11일 업계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조사1국 1과 7, 9반 2개반 정예조사요원을 오는 17일부터 긴급 투입, 신한은행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2011년 세무조사를 받은 신한금융지주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측은 "지난 2009년에 이어 4년여만에 돌아오는 정기세무조사"라며 "오는 10월 4일까지 4개월여 세무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국세청의 이번 세무조사는 2009년부터 2011년 회계연도까지가 조사대상이며, 2010년 신한사태로 불리는 신한은행 임직원과 불미스러운 고소고발 사태가 중심에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5년부터 2006년까지 7개월간에 걸쳐 고강도의 세무조사를 받고, 2009년에도 6월부터 9월까지 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특히 국세청이 새 정부 초창기 장기 미조사 법인 위주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앞서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SC은행, KB국민은행, 농협 등이 6개월여 고강도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어 신한은행도 상당한 현미경 조사가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최근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전 회장의 23개 차명계좌의 존재가 재판과정에서 드러나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라 전 회장이 지난 1998년부터 23개의 은행·증권 차명계좌를 통해 지난 2008년까지 누적으로 수백억원대 비자금을 운영하면서 그의 세 아들에게 총 46억원을 증여했다는 의혹인데 재판과정에서 확인된 것.
신한 측은 차명계좌 논란은 이미 검찰과 금융당국 조사가 이뤄진 부분으로 새로운 의혹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차명계좌 관련 이자소득세, 증여세 등은 지난 2010년 세무당국의 추징으로 세금을 모두 납부했기 때문에 이번 세무조사에서 새롭게 문제될 것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박도 만만치 않다.
국세청장을 역임한 바 있는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0년 6월 국정감사에서 국세청이 라 회장에 대한 대검 수사자료를 통보 받은 후 라 회장에게 탈루한 증여세와 종합소득세를 수정신고하도록 하면서 조세범처벌법에 의한 범칙처리를 하지 않은 것은 국세행정 신뢰를 크게 실추시킨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더욱이 당시 검찰은 라 전 회장의 차명계좌 관련 혐의 대부분에 대해 불기소·무혐의 처분을 내리며 부실수사 논란을 일으킨 바 있고, 과세당국도 전적으로 검찰의 수사자료에 근거해 탈루한 세금에 대해 수정신고를 받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했다.
최근 차명계좌 문제가 재판과정에서 재차 불거지며 금융감독원까지 나서서 신한은행에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마당에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통해 이 부분에 현미경 조사를 진행할 경우 추가 추징의 시나리오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에 대한 세무조사가 전례없이 고강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신한은행 역시 강도 높은 세무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최근 불거진 차명계좌 문제도 세무조사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