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속담에 인생에 있어서 확실한 것 두 가지는 죽음과 세금뿐이라는 말이 있다. 세금은 인간의 생활양식까지도 바꾸기도 해 영국에서는 창문 갯수와 크기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자 벽마다 조그만 창문을 하나씩만 내는 건축양식이 자리잡았던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선진국도 조세피난처를 활용해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납세자와 세원을 추적하여 세금을 징수하려는 과세당국 간에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계속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은 역외금융계좌 신고제도로 해외소득도 과세하는 시스템 갖춰
미국은 역외금융계좌 신고제도 등을 통해 해외소득에 대해서도 과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2008년 2월에 조세피난처인 리히텐슈타인의 신탁회사에서 퇴직한 직원이 LGT은행에 계좌를 가지고 있는 1400명의 금융거래 자료를 폭로했다.
같은 해 5월에는 스위스의 UBS은행이 미국인과 미국사업체가 스위스와 리히텐슈타인의 역외계좌에 자금을 은닉하는데 공모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관련 임직원의 유죄 평결과 함께 미국정부의 사법처리절차가 개시됐고 미국정부와 스위스정부의 협상으로 미국정부는 7억 8천만달러의 배상금과 250명의 미국 고객명단을 얻을 수 있었다.
이외에 스위스정부가 일정요건에 해당하는 고객 4450명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기로 합의했는데 이 사건으로 고객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스위스 은행의 비밀주의가 종언을 고하게 됐다.
미국은 역외계좌를 보유한 자국 국민들에게 매년 역외금융계좌 신고제도에 따라 관련소득을 신고하게 하고 이 소득에 대해 미국소득세를 납부하게 하고 있다.
대상기간 중 이자나 배당 등의 소득이 없는 경우라도 잔고가 1만 달러를 넘는 경우가 있었다면 보고대상이 된다. 해당자는 납세자의 이름 · 주소 · 납세자 번호 등 신원확인 정보와 역외계좌의 수, 개별계정에 대한 정보 등을 보고해야 한다
이와는 별도로 적격중개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역외금융기관에 대하여 등급을 부여하고 국세청에 관련정보를 제공하는 정도에 따라 원천징수의무 및 세율 등에 차등을 두고 있다. 현재 약 5500개의 외국은행이 적격중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만약 해당자가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고의성이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민, 형사상 처벌을 달리 하고 있다.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최대 1만 달러의 과태료를 물린다.
고의성이 있는 경우에는 계좌잔액 또는 거래금액의 50%중 큰 금액을 추징하고 이와는 별도로 25만달러의 이내의 벌금 또는 5년 이내의 징역형에 처한다.
만약 계좌기록을 보관하지 않는 등 죄질이 불량할 경우에는 형사상 처벌을 가중하여 50만달러 이내의 벌금이나 10년 이내의 징역에 처한다.
단 역외계좌를 늦게 신고한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와 소득세가 적절히 부과되었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처벌에서 제외한다.
또한 미 의회는 역외금융계좌 신고제도의 실효성을 높여 미국 국민의 역외탈루를 막기 위해 해외계좌 세금적합성법(FATCT)을 제정하여 2014년부터 발효시킬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해외 금융기관은 미국인의 계좌와 거래내용을 미국 국세청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불이행 시 해외 금융기관이 미국에서 발생하는 금융수익의 30%를 벌과금으로 징수한다.
호주는 고액자산가 프로그램에 의해 밀착 관리
호주는 1996년부터 고액자산가 TF팀을 구성하여 고액자산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고위험군에 속하는 자산가들을 밀착관리하여 탈세소지를 없애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특수관계자 거래 및 역외계좌신고를 포함하는 국제거래를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고 있는데 예비위험평가, 포괄적 위험평가 및 세무조사 등 세가지 절차를 통해 적정납세 여부 및 의무불이행 원인, 제도상 개선 부분 등을 확인한다.
특수관계자와 합한 순자산이 3천만 호주달러 이상인 사람이 고액자산가에 해당되며 만약 기한내에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고지 절차를 거쳐 형사처벌한다.
이와 함께 역외소득 자발공개 제도를 운영하여 조세피난처를 이용하여 소득을 은닉, 세금을 탈루한 경우에 자발적으로 신고하면 가산세를 면제하거나 경감해 주는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유럽국가들도 역외탈세를 줄이기 위해 노력
유럽국가들도 은행계좌 정보를 상호 교환하여 비밀계좌를 이용한 탈세를 방지하고 이를 위한 다국적 기관을 설치하기로 하는 등 역외탈세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역외에 은행계좌를 개설한 자와 개설을 중개한 자에 대해 역외계좌 신고의무를 부여하고 있는데 예금이 예치된 기관명과 주소, 계좌개설일, 예치금액, 중개기관명과 주소 등을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신고의무 미이행이나 허위작성 또는 이러한 행위를 방조한 경우에는 민형사상 처벌한다. 또한 계좌개설자가 중개자에게 관련 상세내역을 제공하지 않거나 고의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에도 과태료를 부과한다.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 5개국은 지난 5월 탈세 방지를 위해 은행계좌 정보를 상호 교환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각국 은행 간 예금정보 등을 자동으로 교환해 은행 영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비밀계좌를 이용한 탈세를 원천 봉쇄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미국의 FATCA와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고 은행정보 교환을 위한 다국적 기관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