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부총리-과세당국 조찬회동 부적절했다" '일침'

"경제민주화 본질 왜곡하지 말라"…과세당국 해명 '진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18일 오전,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공정거래위원장, 국세청장, 관세청장 등 경제부처 수장의 회동을 두고 "경제민주화 본질을 흐리려는 부적절한 회동"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부총리가 조찬회동에서 기업하는 입장에서 세무조사를 직접 안당해도 옆에서 당하면 위축되니 조화롭게 업무를 진행해달라고 주문했다고 하는데, 이것은 사실상 세무조사를 자제하란 얘기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김덕중 국세청장과 백운찬 관세청장에게 "부총리가 과도하게 업무에 개입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냐"고 물으면서, "부총리가 6월 임시국회 경제민주화 법안처리를 앞두고 이런 회동을 갖는 것은 국회에 선전포고를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은 "조찬 회동 논의내용을 살펴보니 현재 정부가 경제민주화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가질 수 있는 내용이 요지인 것 같다"며 "왜 경제민주화가 기업 뒷다리 잡는다는 말을 해서 혼란스럽게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여야가 초당적으로 제출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내용들이 과연 기업을 잘 운영하거나 좋은 제품을 만들거나 세금 잘내고 일자리 창출하는 기업인들 뒷다리 잡는 내용이냐"며 "대통령도 경제민주화 통해 상생의 길 걷자고 했는데 왜 경제수장들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을 아침부터 모여서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제가 경제민주화 법안을 입안하는 입장에서도 이런 내용이 논의되는 배경을 보면 정부가 경제민주화 정책방향을 후퇴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며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정부 입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덕중 국세청장은 "이날 세법집행 과정에서 기업들 정상적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서로 공유하는 자리였을 뿐 경제민주화 정책방향에 대한 논의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백운찬 관세청장도 "경제민주화와 지하경제 양성화가 조화롭게 동시에 추구되어야 할 가치인데, 현재 시중에서 경제계에서 너무 기업들 옥죄기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했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없는 차원에서 행정을 집행하자는 것이었고, 중소기업 지원책들도 논의됐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날 업무보고에서 의원들의 지적은 끊이질 않았다.

민주당 정성호 위원은 "기업에서 경제민주화라던가 세무조사로 투자심리 위축된다던가 시장 불안감 느낀다는 것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제대로 세금 내는 풍토가 잡혀야 한다. 국세청과 관세청이 과거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법과 원칙에 따라 제대로 세무조사 진행하고 징수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