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일부 정부 산하기관의 경우 독점적 위탁업무를 맡고 있거나 자산 규모상 30대 그룹에 해당해도 외부감사 의무가 면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의 신종익 본부장은 "주요 기업이 납부한 각종 법정준조세가 세금 납부액의 8.22%에 이르는 데다 위탁기관이 징수하는 분담금 등이 민간부문에는 준조세성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본부장은 또 "이들 기관은 공공기능 수행이라는 비영리적인 설립목적과 달리 많은 수익을 남기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경련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해양오염방제조합의 경우 기업으로부터 182억원의 분담금을 걷어들이면서도 1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고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은 726억9000만원을 분담금 징수, 169억9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신 본부장은 "이들 위탁기관은 정부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으며 이중 상당부분이 준조세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특히 사업자단체 등은 회원을 대상으로 회비나 별도의 추천비를 징수하고 이 수입이 해당기관 사업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999년 소방검정공사는 각종 검정수수료로 65억9000만원, 위탁수수료 5억4000만원을 징수했으며 소방안전협회의 예산 중 회원수입 58억9000만원은 전체의 6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건설기술인협회의 경우 예산 중 회비 72억4000만원과 수수료 13억5000만원의 비중이 무려 71.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부 정부 산하기관은 특정 사업을 독점적으로 운영해 민간기업의 진입을 제한하는 등 재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학물질관리협회는 '유독물 수출입신고, 교육 등'에 대한 독점적 위탁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근로자복지공단의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에 대해 독점적인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의 신 본부장은 이와 함께 "정부 산하에 있는 공기업의 경우 부담금 납부, 사업면허 취득, 규제 적용 등에서 민간기업에 비해 우대를 받기도 하고 일부 규제의 적용이 배제되고 있다"며 "자산규모상 30대 그룹에 해당하더라도 회계법인으로부터 외부감사를 면제받고 있다"고 밝혔다.
신 본부장은 "정부 산하기관의 신설을 억제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정부 산하기관 관리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998년 1월 기준 정부 산하기관은 총 361개, 종사인원은 38만명, 연간사업예산은 14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