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단죄의 표본이 되었던 엔론 사기사건의 주범에 대한 대폭적인 형기 단축이 확정되자 법원에 대한 냉소가 확산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 회사인 엔론을 파산시킨 사기사건을 주도한 전 최고경영자인 제프리 스킬링(Jeffrey Skilling)이 10년 감형되어 빠르면 2017년에 출소할 것이라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휴스턴 지방법원 판사인 심 레이크3세는 형기를 감해주는 대가로 45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대신 2006년 선고된 형량을 24년에서 14년으로 감형하는 검찰과 스킬링 사이의 거래를 승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제프리 스킬링이 항소법원의 잘못된 양형기준 적용으로 형기가 9년으로 줄어든데 대해 법무부의 피터 카 대변인은 “그는 범죄에 대한 처벌을 받았으며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음을 보증했다”고 밝혔다.
한편 휴스턴의 배심원들은 엔론의 전 회장인 케네스 레이에게도 회계를 조작, 투자자들을 오도한 혐의를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으나 항소 전 사망해버려 배심원들은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제프리 스킬링의 감형 소식을 접한 법률전문가는 “그는 정말 은혜로운 판사를 만난 것 같다”면서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의 생명과 재산이 파괴되었는지 심사숙고했어야 했다”며 판사의 결정에 대해 못마땅한 반응을 보였다.
시민단체의 회원도 “정부가 깡패와 같은 자들을 국민보다 더 사랑하는 것 같다”며 “판사가 무슨 생각으로 대중들의 감정을 완전히 무시하고 최소한의 형량만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