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방안이 분할매각으로 결론을 내며 금융권도 우리금융 자회사 인수에 따른 이해관계를 따지며 꿈틀거리고 있다.
그동안 우리금융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약 12조8000억원. 업계 일각에서는 신속한 매각을 원하는 금융위원회의 움직임에서 공적자금 회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사 및 은행 임원들에 대한 과도한 성과급 지급문제도 주목받았다. 업계불황으로 회사 순이익이 감소하는 가운데 임원들의 봉급은 오히려 올랐기 때문.
이에 금융당국은 다음 달부터 전수조사를 실시해 금융사 임원 보상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침체상태에 빠진 국내 회사채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내달 마련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회사채 신속인수제 및 하이일드펀드(고위험·고수익 채권형 펀드)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 우리금융, 쪼개팔기 '결론'…업권별 변화 불가피 = 우리금융지주의 매각방안이 결정됐다.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금융의 14개 자회사를 은행, 증권, 지방은행의 3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매각한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매각 공고는 다음 달 15일 지방은행(경남, 광주은행)을 필두로 하며, 증권 계열(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 우리에프앤아이, 우리파이낸셜)은 오는 8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은행 그룹(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프라이빗에퀴티, 우리에프아이에스, 금호종합금융,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은 내년 1월부터 매각 절차가 시작된다.
지금까지 한빛은행과 평화은행, 하나로종금 등 우리금융에 지원된 공적자금은 총 12조8000억원. 재원마련을 위해 발행한 예보채의 이자까지 합치면 최소 18조원에 달한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현재 우리금융의 주가는 1만원대 초반이며 발행주식은 약 8억주이다. 이중 예금보험공사의 지분이 57%인 만큼 주식매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부의 수익은 4조 6000억원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까지 상장공모와 블록세일 등을 통해 회수한 금액 5조7000억원을 합치면 총 10조3000억원이 된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공적자금을 회수하려면 우리금융 주가가 주당 1만7000원 이상에 팔려야 한다는 연구가 있었다"며 "그간 주가가 많이 떨어진데다 은행보다 증권계열이 인기가 많을 것으로 보여 그동안 투입된 공적자금을 다 회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자위 관계자는 "은행그룹의 경우 내년에 매각되는 만큼 아직 (매각금액에 대해)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무엇보다 국내 최대 자산의 금융그룹이 3개 그룹으로 쪼개져 분할매각이 진행되는 만큼 향후 금융권에 미칠 여파에 상당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지방은행(경남과 광주은행), 증권계열(우리투자증권 등)에 대한 매각이 이뤄지는 만큼 해당 업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물밑 신경전이 한창이다.
■ 성과급은 성과랑 상관없다?…제동풀린 금융사 임원 연봉 '와글' =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오르기만 하는 금융지주사 임원 급여에 대해 감독 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8개 금융지주 및 은행 등기 이사들이 지난해 순익 감소에도 연봉은 더 오르는 등 성과 연동 보상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KB금융의 등기이사 평균 연봉은 2011년 3억1300만원에서 지난해 3억9200만원으로, 신한지주는 5억900만원에서 7억1400만원, 우리금융은 5억9800만원에서 6억원으로 각각 늘어났다. 해당 지주사 중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일부 금융지주와 은행 임원 연봉에 대한 전수 조사를 내달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번 조사를 계기로 현실에 맞게 보수를 공시하고 그해에 발생하는 수익과 예상 성과급까지 포함해 공개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 금융당국, 회사채 안정 '총력전' = 금융당국이 국내 회사채 시장을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당국이 직접 팔을 걷어 부친 것은 최근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움직임과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졌기 때문.
이에 따라 회사채 신속인수제 부활 및 하이일드펀드 활성화 등 기존에 존재했거나 미진했던 제도가 재도입될 전망이다. 또 관련 업계에서는 채안펀드(채권시장 안정펀드) 및 세제혜택 펀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회사채신속인수제도란 어느 기업의 회사채 만기가 집중적으로 도래할 경우 회사채의 80%를 산업은행이 총액 인수해 주는 제도다.
아울러 투자자를 찾지 못해 미매각 처리된 회사채를 아예 발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내용의 회사채 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으며, 금융시장 변동 현황을 주시하면서 관련 대책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내달 초순경 알려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