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전북은행이 JB금융지주로 출범함에 따라 전국 모든 지방은행이 금융지주사 체제를 갖추게 됐다.
지주사란 다른 회사(자회사)의 주식을 소유함으로써 사업활동을 지배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금융지주사는 자회사간의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각종 규제를 덜어준다는 장점을 가지지만,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금융을 위해 만들어진 지방은행이 대형금융사의 구조를 따라하는 것은 설립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 '우후죽순'격 지주사 설립 이유는? = 현행법에 의하면 은행과 보험업종은 자회사에 대한 출자 규제를 받지만 금융지주사는 그 적용대상에서 벗어난다.
또 자회사 간 고객 개인신용정보 제공에 대한 금지조항 및 임직원간의 겸직에 대해서도 비교적 너그러워진다.
지주사 관계자들은 계열사 간의 정보공유가 가능해지는 것을 지주사 설립의 최대 장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모 지방은행 관계자는 "금융사의 핵심은 영업이고 영업의 핵심은 정보력"이라며 "현행법상 중간에 지주사가 있지 않으면 계열사끼리 고객정보를 공유할 수가 없다"고 전달했다.
금융사의 특성상 판매채널 확보를 위해 계열사 간의 정보 공유가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한편 정부입장에서도 지주사가 설립되면 소유 및 지배구조가 비교적 투명하고 단순화되기 때문에 감독이 용이하다는 것이 장점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그룹을) 계열사별로 놔두면 지배구조가 복잡해져 감독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며 "정부나 당국에서도 지주사를 설립하는 쪽으로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 지방은행 지주사 왜 문제되나? = 지방은행은 지난 1967년 박정희 군부 시절 지방은행 설치 정책에 의해 설립됐다. 지방민들의 소규모 금융을 지원한다는 목적에서다.
당시 총 10곳이었던 지방은행들은 IMF사태이후 퇴출과 합병을 거쳐 부산, 대구, 경남, 광주, 전북, 제주의 6개 은행만이 현재 남아있다. 이들은 각각 자신만의 금융지주사를 설립하거나 대형지주사의 자회사로 편입돼 있는 상태이다.
문제는 지역민들을 상대로 해야 하는 지방은행들이 최근 적극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서는 등 본연의 임무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는 것.
지방은행 내부에서도 지주사 설립에 대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일"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은행의 한 임원은 "지방은행은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금융으로 가야 한다. 시중은행이 지주사를 설립하는 건 대형 증권사 및 운용사의 금융상품 판매채널로 이용하기 위한 건데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이랑 경쟁해서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은행은 특화된 지역금융으로 가야지 (시중은행처럼) 다 같이 대형화로 가면 서로 경쟁력도 떨어지면서 지역금융 특화도 소홀하게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계열사가 몇 군데 없거나 그룹 전체이익의 대부분을 특정 자회사에서 발생하는 구조를 가진 지주사들도 그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JB금융의 경우 전북은행과 JB우리캐피탈의 두 곳만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으며, 지난 1분기 DGB금융 전체 이익의 99%는 대구은행에서 발생했다.
차라리 주력 계열사인 은행만을 운영하는 것이 문어발식 경영보다 효율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